밀랍 인형
피터 러브시 지음
이동윤 옮김
엘릭시르
2022년 12월
전자책 있음
4년 전에 읽은 추리소설이다. 읽었던 책은 엘리시르가 아니라 뉴라이프스타일에서 1993년 5월에 펴낸 것이다. 도서관에서 빌렸을 당시 책장이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옮긴이는 정성호. 제목은 붙여쓴, 밀랍인형.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서 한 달이 안 된 시점에 책을 받았다. 읽는 중에 누군가 이 책을 대출신청 예약했다고 도서관 카톡 문자가 왔다. 국내에서 러브시는 인기가 제법 있나 보네.
다시 읽어도 결정적인 트릭의 해법을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더라. 너무 간단해서 허탈했던 기억만 났다. 궁금해서 환장했다. 날도 더운데... 30도가 넘는 여름날에. "나는 독극물 캐비닛의 잠긴 문을 열 수 없었어요. 열쇠를 갖고 있지 않았으니까요." 못 참고 뒷장을 뒤적거려서 해답 339쪽을 봤다. 시시하군. 알고나면 대개 그렇다. 캐비닛 열쇠 미스터리는 밀실 트릭처럼 너무나도 단순해서 아예 그쪽으로는 생각을 못 하게 되더라.
이미 풀어버린 수학 문제라도 과정이 재미있으면 다시 풀어 보려고 하듯, 추리소설도 범인과 범행 수법을 알아도 다시 읽는다. 결과가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재미는 과정에 있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 사형일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6월 25일 월요일. 그리 많지 않은 시간에 과연 정말 이 사람이 살인범인지와 정황상 어떻게 열쇠를 안 갖고서 독살을 해냈지를 밝혀야 한다. 이 대범한 살인자는 자백으로 자기 목숨을 걸고 도박을 했다. 독극물 청산가리를 보관하는 캐비닛 열쇠의 모순을 수사하는 측에서 알아차릴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 점을, 높은 분이 제보를 통해 알아채고서 수사를 조용히 진행하라고 명령한다. 실력은 있으나 승진은 못 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경찰 크리브 경사한테 맡겨진다. 본래 크리브 경사 시리즈에서는 순경 새커리와 함께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혼자서 한다. 배정된 순경이 없기 때문이다. 우직한 경찰. 사건을 해결한다고 해서 자기 자신한테 딱히 득될 것이 없다. 그럼에도 한다.
세 사람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감옥에 수감된 미리엄 제인 크로머. 이 범인을 처형할 사형집행인 제임스 베리. 자백서의 진위 여부를 철저하게 알아내려는 수사관 크리브. 아무리 봐도 사형집행인 베리는 동떨어진 것 같았는데, 살인범의 밀랍 인형을 전시하는 곳에 들렸다가 아내한테 줄 사진 선물을 위해 사진관에 들른다. 바로 그 사진관이 미리엄 크로머의 남편이 운영하는 곳이다. 오해의 코미디가 발생하는데... [가짜 경감 듀] 분위기다.
수사 완결. 사형 집행 완료. 촬영한 사진 배송 완료. 이상.
202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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