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사랑
조세핀 테이 지음
이리나 옮김
블루프린트 펴냄
2016년 1월 발행
전자책 O
종이책 X

아, 드디어 로맨스소설을 읽는구나! 잉? 아니네. 추리소설이네. '눈 먼 사랑'은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과는 정반대다. 연애소설을 읽는 줄 알았더니 중반에 추리소설로 바뀐다. 정말 궁금하게 했다. 알고나면 시시해지니까 여기서 언급은 안 하겠다. 시작할 때부터 뭔가 좀 이상하다 싶긴 했지.

조세핀 테이는 이야기를 잘 쓰는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글 쓰는 솜씨가 워낙 좋은지라 이야기가 이리도 지루한데도 좋아라 문장 하나하나 달콤하게 읽어내게 된다. 이게 말이 되나. 문장은 참 재미있다.

대개들 이야기 초반부를 읽고 로맨스를 기대하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작가가 독자한테 안기는 것은 미스터리다. 살인은커녕 그 흔한 타박상도 안 보이는 사건이라니.

 



한 여인을 두고 두 남자가 경쟁하는 삼각구도다. 한쪽 남자는 보는 순간 여자들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잘생겼다. 여자는 흔한 미남이고 그래 봐야 사진작가일 뿐이라며 애써 떨쳐내려고 하지만 자꾸만 끌리는 것을 염려할 지경이다. 딱 봐도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설계도 아닌가. 이렇게 깔아놓고 실종 미스터리 해결로 마무리를 짓다니. 아, 너무하네 정말.

살포시 웃기는 것은 여전했다. "시도 써요?" "시 안 쓰는 사람도 있어요?" "비근한 예로 나는 안 씁니다." "말도 안 돼요!" "책 써서 돈 벌어 먹고사는 건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닌 것 같아."

또 은근 어둡고 심오하다. "평생을 사랑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성장한다는 의미겠지요."

책 읽다 보면 글 쓴 사람이 궁금할 때가 있는데, 요즘 조세핀 테이가 그렇다.

2024.7.26

Posted by lovegoo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