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데드라인
Deadline at Dawn (1944)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은선 옮김
엘릭시르
2017년 7월
3점 ★★★ 무난해
:: 고향 가는 버스 타기 전까지 살인범 잡기
'새벽의 데드라인'은 '환상의 여인'보다는 긴박감은 떨어지나 시간 압박은 있다. 고향 버스 시각 오전 6시가 데드라인이다. 목차는 아날로그 시계 시각으로 나온다.
고향이 같은 두 남녀. 도시 생활에 실증이 나서 떠나기로 한다. 단, 그 전에 남자는 부잣집에서 훔친 돈을 돌려 놓고 새출발을 하려고 한다. 여자도 같이 간다.
그 집에 갔더니, 시체가 보인다. 두둥. 누가 왜 죽였나? 둘은 순수 아마추어 탐정이 되어 용의자를 두 명으로 좁히고 각자 한 사람씩 좇는다.
억지다 싶고 무리다 싶고 말도 안 된다 싶지만, 필력으로 밀어붙이니까 넘어간다. 운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추리와 추적의 논리는 명확하고 정확하게 이어진다.
초중반까지 딱히 사건이 없어서 지루할 것이다. 작가의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은 안 그렇겠지만, 이야기에 집중하려는 이들한테는 어느 정도 인내하면서 읽어야 할 것이다. 용의자 좇을 때부터는 아름답게 멋부린 문장 따위는 없어서 빠르게 읽힌다.
추적 결과 범인이 아니라는 것만 확인했고 다시 원점 집으로 되돌아와서 추리를 다시 시작한다. 다시 또 용의자 추리고 다시 또 추적한다. 범인 잡아서 집에 묶어두고 경찰에 신고한 후, 드디어 고향으로 내려가는 두 사람. 해피엔딩.
대단한 탐정이 뛰어난 추리력을 발휘하는 식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추리해서 용의자를 추적하는 식이라서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그런데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흥미와 재미는 다르다. 흥미롭더라도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추리소설에서는 소설 거의 끝까지 독자 혹은 범인 찾는 탐정/경찰/주인공이 헛수고를 하게 만든다. 작가 입장에서는 그게 잘 쓴 거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독자가 되어서 읽어 봐라, 그게 재미있는지 짜증나는지.
읽으라고 추천 안 한다. 그래도 혹시라도 읽는다면 기대 수준을 '환상의 여인'보다 낮춰야 한다.
- 밑줄 긋기
누구든 결국에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기만의 필터로 걸러서 보기 마련이다. 46쪽
202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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