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의 기술
클라우스 포그 외 지음
황신웅 옮김
멘토르 펴냄
2008년 절판
제목만 보면 소설 작법 책 같지만, 광고 마케팅 서적이다. 이야기를 사업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과 사례를 정리했다. 사업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이야기를 설명한다. 이야기 자체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읽어도 손해 볼 책은 아니다. 제목만 보고 소설가 지망생이 샀어도 제값은 한다.
이야기의 힘은 막강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유통시킨다. 현실은 혼란스럽고 방대하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모두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뇌는 폭발할 것이다. 따라서 취사 선택하고 전형적인 형태를 만들어낸다.
무의식은 완결된 이야기를 추구한다.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말이 되게끔 사실을 선택해서 배열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이며 이야기를 반복해서 심리적 안정을 취한다. 자기 합리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존 본능의 한 방법이다.
비즈니스에서 브랜드만 있고 브랜드 스토리가 없다면 마치 영혼 없는 육체처럼 불완전하다. 소설가가 주인공을 내세워 어떤 가치나 목표를 성취하게 해서 독자를 열광시키듯, 마케터는 브랜드에 핵심 메시지를 담아 여러 매체를 통해 전달하고 소비자는 이에 공감한다.
제품명에 생생한 이야기가 있다면,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상품'이 아니라 '경험'을 선사한다. "소비자들이 많은 상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색다른 경험을 원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색다른 경험이란 꿈과 감정에 호소하는 상품을 통해 소비자가 추구하는 더 나은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경험을 의미한다."(32쪽) 스토리텔링은 브랜드와 고객의 감정적 유대감을 창조한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이야기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핵심 요소' 를 갖추어야 이야기가 된다. 메시지, 갈등, 등장인물, 플롯. "하나의 스토리에 하나의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43쪽) "스토리는 조화를 깨뜨리는 역동적 변화의 집합이다."(45쪽) "스토리는 갈등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일련의 변화를 통해 생명력을 가진다."(45쪽)
"스토리는 전형적으로 주인공 혹은 영웅이 어떤 목표를 추구하면서 시작한다."(50쪽) 동화 모델은 다음 여섯 가지를 필수적으로 갖춘다. 후원자인 왕, 조력자인 종 또는 선한 요정, 목표인 공주 혹은 왕국의 절반, 백마를 탄 기사는 영웅, 물리쳐야 할 적으로서 용 또는 마녀, 목표 성취를 통해 혜택을 받는 왕국의 백성들은 수혜자다.
플롯의 구조는 시간에 따른 갈등의 상승과 하락이다. 발단, 갈등 시작, 돌이킬 수 없는 지점, 갈등 고조, 절정, 끝맺음.
단순한 사실만으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 다음에 제시하는 기사 제목을 보라. 263쪽.
1. 수평선 위의 검은 구름
2. 작은 어촌 마을을 위협하는 끔찍한 폭풍
3. 끔찍한 폭풍으로부터 해방된 작은 어촌 마을
어느 것에 끌리는가. 어떤 것이 더 흥미로운가. 무엇이 이야기다운가. 마지막 문장이다. 1번은 갈등이 없고, 2번은 갈등이 있으나 해결이 없다. 3번은 갈등과 해결이 있다. 한 문장의 드라마다!
기업은 강력한 핵심 스토리가 있어야 소비를 창조하며 발전하고 생존한다. 할리데이비슨을 예로 들어 보면, 이 오토바이 회사는 반항적이고 타협하지 않는 성격의 인물이다. 이들의 목표는 규칙을 깨는 것이다. 적대 세력은 규격화된 시스템이다.
명확한 이야기는 기업의 정체성을 밝힌다. 단일 핵심스토리를 마련하라. 그러면 소통의 힘으로 천하무적이 된다. 사내 부서 간 벽이 사라진다. 고객과의 협업이 이루어진다.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위해 모두 노력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 스토리는 사업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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