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바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은 어쩐지 일 같지 않다. 취미일 뿐이다. 그리고 계속 잘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언제든 쉽게 포기한다. 독서, 외국어 익히기, 피아노 배우기는 그래서 취미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소설 쓰기도 그냥 취미일 수 있다. 돈이 안 되니까. 돈이 되면서부터는 일이 된다.
소위 직업, 프로페셔널이 되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을 꾸준히 해 나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취미로 시작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을 꾸준히 해냐면, 그것은 일이 되고 돈벌이가 된다.
여기서 하나 더 재미있는 것이자 당혹스러운 것은, 실력이 좋다고 잘 팔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명해야 팔리고 잘 알려져야 팔린다. 그래서 마케팅이니 홍보니 광고니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아도 그 좋은 게 안 알려지면 안 팔리고 안 팔리면 일, 사업, 비즈니스를 이어 갈 수 없다.
고전 문학 작품에서도 이런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소설은 별로인 것 같은데, 유명하고 훌륭하다고 이름이 났고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명불허전을 외치는 통에 그냥 그렇게 믿어버린다.
반대로 정말 좋은 작품인데도 그다지 유명하지 않고 잘 알려지지 않아서 잘 팔리지 않고 그저그럭 작품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
소설을 잘 쓰는 것과 소설이 잘 팔리는 것은 서로 필연적 관계도 비례적 상관관계도 없다. 그냥 이유도 잘 모른 채 어떤 소설은 잘 팔리고 어떤 소설은 잘 안 팔린다.
이 부조리에 가장 괴로워했던 소설가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였다. 그가 남긴 편지에는 돈 때문에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인 그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많은 소설가들이 돈 때문에 글을 썼다. 돈을 벌려고 소설을 썼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만 많이 주면 훌륭하고 재미있고 멋진 소설이 나오는 것은 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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