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신공
필리스 크림,
메리 R. 리 지음
강주헌 옮김
효형출판 펴냄
2006년 발행 절판
도서관에서 인기가 없나 보군요. 펴 보니까 아무도 손 대지 않았더군요. 온라인 서점에서도 그리 인기가 없는 모양이네요.
괜찮은 책입니다. 대학 입학이 확정된 합격생이나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나 학문적 글쓰기(논문, 리포트)를 하려는 분한테 필독서로 권해도 좋을 정도로요.
지난 대학생 시절에 왜 그렇게 교수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 되었는지 이 책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또 그렇게 많이 냈던 리포트와 논문이 왜 그렇게 담당 강사와 교수의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도 알았고요. 저야 대학 졸업하고 더는 학문적 글쓰기를 할 일이 없지만, 여전히 학문적 호기심은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리포트와 논문을 어떻게 써야 하나? 이 물음에 대한 이 책의 답은 각 학문의 접근 방법과 해당 분야 전문 용어나 개념을 잘 익혀서 거기에 맞게 쓰라는 겁니다. 시시하고 싱거운 대답인 듯하지만, 핵심을 찌른 답변입니다. 잘 모르겠으면 담당 교수한테 물어 보라는, 정말이지 해도 안 해도 그만인 말을 해 줍니다. 이처럼 명백한 사실을 대학생이나 논문을 쓰려는 사람들이 명백히 모른다는 점이, 참으로 기가 막힌 거죠.
대개들 글쓰기가 어렵다고만 생각하고 노력을 안 하는 겁니다. 전공 서적은 시험 볼 때 해당 부분만 줄줄 외워서 학점 받기에 바쁜 사람들이,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한 학문적 글쓰기를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 전공의 여러 분야와 틀을 제대로 익히고 각 개념을 명확히 하면서 여러 학자의 저서를 꼼꼼히 읽고 비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학문하기 어려운 것이죠. 리포트와 논문 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게을러서. 저도 이 책만큼이나 뻔한 애길 하고 있죠.
이 책에서도 지적하듯, 이제 대학은 소수 엘리트 교육 기관이 아닙니다. 대중 교육 기관입니다. 아카데미즘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죠. 그냥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한 종이 얻기일 뿐이라고 하면 너무 심하게 말하는 걸까요. 아닐걸요. 현실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학생이라면 한번쯤 리포트나 논문을 정말 제대로 써 보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학문이라는 걸 제대로 하고 싶고요. 학점도 잘 받으면서요.
이 책으로 글쓰는 훈련을 제대로 해 놓으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학생 시절에 짜깁기로 대충 글쓰는 버릇을 들인 사람은 직장에서 대충 짜깁기로 글을 씁니다. 그런 사람이 소설을 쓴다면 그게 제대로 된 소설이겠으며, 그런 사람이 사업계획서를 쓴다면 그게 제대로 된 사업계획서이겠습니까. 죄다 표절에 여기저기 자료만 잔뜩 쌓아놓고 자기 주장도 설득력이 있는 근거도 없는 글이 되어 버리죠. 글이 아닌 거죠.
이 책은 주석 다는 법이니 서론 본론 결론이니 하는 자질구레한 얘기하는 기존 책과 다릅니다. 학문적 글쓰기를 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책 좀 많이 제대로 꼼꼼히 읽고 글 좀 제대로 착실히 쓰라는 뻔한 결론이 나오겠지만, 그걸 다시 확인하고 열심히 학문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겠죠. 글쓰기에 진지하게 임하려는 자세가 바로 학문하는 자세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에 나와서도 정말 제대로 진지하게 살려는 태도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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