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어떻게 나의 인생을 바꾸었나?
애너 퀸들런 지음, 임옥희 옮김/에코리브르
이 책 제목에 대한 답을 먼저 한다. 독서가 어떻게 나의 인생을 바꾸었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 이 책은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애너 퀸들런의 솔직한 독서 경험담과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독서 일기 형식은 아니고, 독서 자서전 이라고나 할까. 어린 시절부터 읽었던 책과 독서 경험을 주절거려 놓았다.
자신의 독서 경험담과 함께, 책과 독서의 역사는 물론이고 검열에 대한 문제도 짚어 낸다. 주관적인 견해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이 자연스럽게 이어 풀어내는 솜씨를 보니, 이 작가가 대중적인 인기를 알 수 있었다. 책의 역사는 소크라테스 시절부터 최근 인터넷 온라인 출판물 얘기까지 다룬다.
누군가의 독서 경험담을 읽는 일은 즐겁다. 그 사람의 지적 수준과 취향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펄 벅의 작품을 "전혀 노벨상 감으로 보이지 않는" 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슬픔이여 안녕]은 다소 평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를 직설적으로 밝혔다. [포사이트 대하소설]은 격찬을 반복하며 이 작품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에 대해 반박한다.
기억에 남는 건, 자신이 작가가 되려고 한다면 너무 잘 쓴 책부터 읽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야 나도 이만큼은 쓸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내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을 읽고 도저히 이 사람보다 잘 쓸 수 없다고 판단해서 창작을 포기했던 것처럼 너무 앞서가지 말아야 한다. 차츰 실력이 붙으면 그 수준에 맞게 올리는 것이 좋다.
책 끝에는 추천 도서 목록을 다음과 같은 주제로 10권씩 나열했다. 한여름 꼬박 걸려 읽을 수 있는 두껍고 훌륭한 책,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난픽션, 십대들이 보다 인간적으로 느끼도록 만드는 책, 불 속에서 구하고 싶은 책, 원기왕성한 소녀들을 위한 책, 여름 휴가철에 내가 가장 찾고 싶은 미스터리 소설 등.
내가 누군가의 독서일기나 독서에세이를 읽는 목적은 읽고 싶은 도서 목록을 얻고자 함이다. 기대와 달리, 이 책에서는 건진 게 없다. 내가 아는 것들을 다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한 번 읽어 보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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