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통독 15일째 사사기 13~16장 삼손과 데릴라
[성경 통독] 2015.10.29 목요일 15일째 사사기 13~16장 : 삼손과 데릴라
어릴적에 성경 이야기를 접했을 때, 내가 가장 열광했던 인물은 삼손이었다. 수퍼맨 같은 존재에 매력을 느꼈던 모양이다. 왜 머리카락이 잘리면 초능력을 잃는지는 모르겠지만 불가지론자조차 초능력 영웅 사랑은 변치 않는다.
그동안 막연하게 줄거리만 알고 있었던 삼손의 생애를 상세히 읽으니 기분이 묘하다. 셜록 홈즈를 어른이 되서 다시 읽었을 때 그 기분이다.
삼손의 전기는 사사기 13~16장에 나온다. 고작 네 장이 전부지만 사사기에서 몇 줄로만 나오는 인물들에 비하면 상세한 편이다.
삼손은 특별히 나실인 Nazirite으로 태어나기 전부터 지정된다. 나실인은 어떤 사람인가? 여호와 하느님께 헌신을 서약한 사람이다. 이에 몇 가지 지키야 하는 사항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머리를 깎지 않는 것이다. 금주를 하고 몸을 더럽히지 않는 것 등을 지키는데, 대개 일정 기간 서약을 지킨다. 평생 나실인으로 지낸 사람은 성경에 딱 두 사람이 있다. 삼손과 세례 요한이다.
13장. 삼손은 태어나기 전에 여호와의 천사로부터 하나님의 사람이자 나실인으로 예언된다. 앞으로 전개될 초능력 장사 삼손 이야기의 핵심인 머리카락은 바로 나실인의 서약과 연결된다. 머리를 깎지 않는 서약 말이다. 그 서약을 깨자 크립토나이트에 약꼴 남자가 되어버린 슈퍼맨 꼴이 되어 버린다.
14장. 삼손은 이방민족 블레셋 처녀와 결혼한다.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옷 30벌 내기 수수께끼를 낸다. 삼손의 아내가 하도 답 알려다고 칭얼대자 알려준다. 아내는 블레셋 사람들한테 답을 알려준다. 내기에서 진 삼손은 화가 나서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장인은 삼손의 아내를 결혼식에 참석했던, 삼손의 가장 친한 친구한테 줘버린다. 십 초간 멍한 상태.
15장. 장인이 삼손한테 딸 대신에 처제랑 결혼하라고 권하지만, 삼손은 화가 나서 블레셋 사람들의 곡식을 태워버린다. 화가 난 블레셋 사람들은 장인과 그 딸을 불태워 죽인다. 이십 초간 멍한 상태. 삼손은 원수를 갚는다. 이에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을 잡으려고 유다 땅으로 간다. 삼손은 유다 사람들한테 자신을 밧줄 묶어서 넘겨주라고 한다. 밧줄에 묶인 삼손을 보고 블레셋 사람들이 달려든다. 그러자 삼손을 밧줄을 끊어버리고 당다귀 턱뼈 하나를 집이서 천 명을 죽인다. 그리고 목 마르다고 하나님한테 얘기하니까 샘물을 터트려 주신다.
16장. 그 유명한 데릴라가 나온다. 그런데 성경에 이름이 들릴라로 나온다. 영어 성경에 보니까 Delilah다. 어쨌든 같은 사람이다. 이 나쁜 창년이 삼손한테서 그 초능력에 가까운 힘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참으로도 끈질기게 시도한다. 첫 번째 시도. 칡 일곱 가닥으로 날 묶어. 실패. 두 번째 시도. 새 밧줄로 날 묶어. 또 실패. 세 번째 시도. 내 머리 일곱 가닥을 베틀 날실에 섞어 짜서 핀으로 단단히 조여. 또 또 실패. 네 번째 시도. 내 머리를 깎으면 돼. 드디어 성공. 왜 이런 년을 사랑했던 것일까, 삼손은. 돈 받고 사랑을 팔아버리는 년을.
블레셋 사람들한테 잡혀 두 눈이 뽑히고 감옥에서 맷돌을 돌려야 했던 삼손은 차츰 머리가 자란다. 멍청한(데랄라가 가르쳐 준 거 벌써 잊었어?) 블레셋 사람들이 머리카락이 되자라난 삼손을 자기 신의 신전에 불러다가 놀려댄다. 소년의 도움으로 신전을 바치는 두 기둥에 자리잡은 삼손. 하나님을 부르며 다시 한 번만 더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 하여 힘을 얻은 삼손은 기둥을 무너뜨려 신 전 안에 있는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죽는다.
수수께끼를 내고 한 번 여자한테 속아봤기 때문에 바로 비밀을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삼손은 단지 힘만 센 장사는 아니었다. 사랑 때문에 잡혀 노예로 전락했다가 다시 힘을 얻어 복수로 마무리되는 생애는 한 편의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