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시로 카즈키 [연애 소설] 대화적 상상력으로 되살리는 사랑
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북폴리오
도서관에 갔습니다. 일본소설책 앞에서 두리번거렸죠. 문득 우리나라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본 일본소설은 뭘까 궁금했어요. 그걸 읽기로 작정했습니다. 사서를 귀찮게 하지 않아도 되죠. 표지에 투명 테이프가 가장 많이 붙은 책을 집으면 되거든요. 두 권이 미이라처럼 서 있더군요. 지금부터 얘기할 가네시로 카즈키의 [연애 소설] 한 권. 기타가와 에리코의 [뷰티플 라이프] 또 한 권.
가네시로부터 읽었습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오호, 이런, 멈출 수가 없네. 벌써 다 읽었군. 그럼 기타가와. 달려 볼까. 이런, 드라마 극본을 소설로 옮겨 놓은 모양이에요. 드라마로 보는 게 낫겠어요. 바로 덮었습니다.
두 소설 모두 주로 대화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연애 소설]은 대화가 뼈대를 이루며 감동을 완성합니다. 반면 [뷰티플 라이프]는 일상 대화예요.
번역 제목 [연애 소설]에 속아서 장편 연애 소설인 줄 알고 이 책을 펴셨던 분은 조금 실망하셨겠어요. 그래도 세 조각 이야기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엮어 있으니까 실망감이 크진 않았겠죠.
[연애소설], [영원의 환], [꽃], 이렇게 세 이야기는 서로 조금씩 맞물립니다. 이야기의 일부가 이야기에 들어 있어요. 다만, 그 일부가 큰 역할은 하진 않습니다. 이야기 방식은 모두 같아요. 대화를 통해 옛일을 회상하죠. [꽃]은 로드 무비 형식입니다. 대화적 상상력이 최상에 이르면서 끝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대화를 통해 사랑의 기억을 되살린다, 독특한 구성이네요. 사랑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 놓은 것은 처음 접했어요. 다른 소설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쓴 게 있을까. 있더라도, 가네시로 카즈키만큼 재미있을까.
따스한 공감. 포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