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사카 후유코 [혼자 산다 @ 당당하고 자유롭게] 독신자에게 필요한 세 가지
혼자 산다 @ 당당하고 자유롭게
가미사카 후유코 지음
우제열 옮김/참솔
일본 논픽션 작가가 일본경제신문에 연재한 칼럼 모음집이다. 본인 스스로가 독신이다. 거침없이 당당하고 솔직하게 말했다. 객관적인 통계와 개인적인 생활이 혼합되어 나온다. 딱딱한 책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부드러운 책도 아니다. 자기 독신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하고 싶은 얘기 줄줄 늘어 놓았다.
읽어 나아가면 독신한테 절대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친구, 돈, 건강이다. 뭐 그게 꼭 독신자한테만 필요하랴. 하지만 독신자한테는 그 세 가지가 절대적이라서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생활에 치명적인 고통으로 다가온다. 나도 꽤 오래 자취 생활을 해 봐서 무척 공감했다. 특히, 건강. 감기 한 번 걸렸을 때 참 그 막막함이란. 혼자 살아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그깟 감기라고 하겠지만, 감기 한 번 걸리면 독신자한테는 쓰리 스트라이크다. 아프지. 외롭지. 괴롭지.
예부터 홀로 사는 자가 없도록 배려하는 게 정치가의 덕목이었다. 그래서 홀로 사는 노인이 없도록 하고, 홀로 사는 아이가 없도록 하고, 홀로 사는 여자가 없도록 여러 정책을 폈다. 그런데 여기서 왜 남자는 빠졌을까? 아마도 성인 남자는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기에 뺐던 것 같다. 돈 없으면 건강도 친구도 떠난다.
고독은 자유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껏 자신을 위로해도, 외로움에 장사없다. 그래서 친구가 독신자한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기 부모 병구완에, 취재 중 실수담에, 정말이지 일본인 맞나 싶다. 일상에서는 본심을 거의 들어내지 않는 일본인들인데 말이다. 이 글에서는 참 솔직하다.
이 작가는 핵 관련 피해자를 취재해서 책을 냈다. "산더미처럼 많은 자료"라고 썼다가 "82개의 자료"였다고 지적을 당했다고 한다. 글쓴이도 그랬겠지만, 나에게도 정확히 쓴다는 것에 대해 가슴 깊숙이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독신자의 처지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이 책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