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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화 쉽게 하기] 김충원 - 쉽게 하려 하면 쉽게 할 수 없다

lovegood 2022. 8. 4. 13:41

노력은 적게 하고 효과나 이익은 크게 보려는 마음이 급해서, 책 제목에 '쉽게'라는 단어만 있으면 끌리는 거다. 그 단어만 보면 아무 생각도 없이 돌진하는 무소가 되는 거다. 한심하고 게으르고 멍청하다고 나 자신을 아무리 반성해도 그때뿐, 시간 지나면 언제 그런 적이 있냐는 듯, 또 후다닥 달려든다.

지은이는 '쉽게' 하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여러 번 시도를 해 보라고 말한다. 여기서 '쉽게'란 노력을 적게 해서 빠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반복 연습해서 나중에야 쉽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잘 하려면 자주 하는 수밖에.

이 책의 제목처럼 무엇이건 '쉽게' 한다는 것에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잘 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는 것이고, 둘째는 상당한 연습을 통해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23쪽)

이 책은 어느 정도 그림 실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기초 드로잉을 어느 정도 익힌 후에 이 책을 읽는 게 바른 순서다. 연필이나 옅은 색연필로 밑그림을 어느 정도 그린 후에 칠하는 게 순리니까.

김충원의 '스케치 쉽게 하기' 시리즈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설명이 간결하다. 군더더기는 찾아 볼 수 없다. 글이 깔끔하다. 둘째, 연습장이 같이 있다. 따로 연습장을 사지 않아도 된다. 이 책도 그렇다. 그래도 따로 스케치 북 하나 쓰는 게 좋을 듯.

단계별로 차근차근 완성 과정을 설명했다. 거의 모든 기법을 다 다루었다. 그럼에도 읽고 나면 뭔가 부족하다 싶은 건 뭘까. 사물의 핵심을 관찰하는 방법과 색채를 느끼고 표현하는 감각을 쉽게 익힐 수 없어서다. 관찰력과 표현력을 제대로 익히려면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이 든다.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