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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맨서] 윌리엄 깁슨 - 사이버스페이스

lovegood 2022. 8. 18. 09:42

뉴로맨서
윌리엄 깁슨
황금가지
2005.06.14.

'사이버스페이스'라는 단어는, 윌리엄 깁슨이 쓴 이 소설에서 처음 등장했다. 1984년 발표작.

CYBERSPACE는 CYBERNETICS(인공두뇌학)의 CYBER와 SPACE(공간)를 모아서 만든 합성어다. <뉴로맨서>에서 주인공 케이스는 '심스팀'이라는 기구를 통해 이 사이버스페이스에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심스팀(SIMSTIM)은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 및 통신망을 전자장치로 연결하여, 육체를 떠난 정신의 세계에 들어가게 해 주는 기구다.

소설에서 주인공 케이스는 사이버스페이스에 '잭-인'했다, '잭-아웃'했다, 라고 나온다. '로그-인'했다, '로그-아웃'했다, 라는 말과 비슷하다. 작가는 소설에서 사이버스페이스를 과학적이 아니라 시적(詩的)으로 설명한다. 요즈음 '해커'라고 불리는 사람을 이 소설에서는 '카우보이'라고 부른다. 주인공 케이스는 바로 이 유능한 카우보이다.

케이스는 도둑질(해킹)을 하다가 들켜서 신경을 다쳐 다시는 사이버스페이스에 진입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몰리'라는 그로테스크하면서 섹시하고 싸움을 번개처럼 해 치우는 여자가 접근한다. 그 후, 케이스는 '몰리'에게서 소개받은 정체 모를 사람한테 도움을 받아 상처받은 신경을 말끔히 치료받고 다시 사이버스페이스로 들어가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소설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고 우울하다. 창녀, 마약, 무기상, 전쟁, 뒷골목, 살인, 죽음, 피.

번역문으로 읽기는 했지만, 시적(詩的)이면서도 어두운 문체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살바도르 달리, 마르셀 뒤샹의 '독신자들에게 의해 알몸이 된 신부, 그러나' 등 초현실주의 화가들 이름과 작품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윌리엄 깁슨의 취향인 듯. 그러니 이런 초현실적인 소설을 쓸 수 있었지 않았을까.

이 소설을 쓴 사람은 컴맹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에 열광하고 영감을 받은 이들은 컴도사였다. 또한, 작가는 묵시록 같은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독자들은 달콤한 사이버스페이스 환상의 메시지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