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에 대해서 흔히들 잘못 아는 것, 오해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명한 소설 '죄와 벌'을 읽었는지 안 않았는지 테스트해 보기에 좋은 질문 세 가지를 골라 봤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실제로 책을 읽지 않고 그저 짐작으로 아는 것인데 잘못된 것들을 나열한 것이다.

 

 

1. 도스토예프키의 '죄와 벌'은 죄의식에 관한 소설이다. X

 

제목 때문에 그렇게 착각할 수 있다. 대충은 맞다고 할 수 있으나 정확히는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주인공 로쟈는 소설이 끝나는 마당에도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 내내 주인공이 괴로워 하는 것은 죄의식이 아니라 양심, 혹은 불안, 또는 공포감 때문이다. 정확히는 고립감에 힘들어한다.

 

 

2. 주인공은 노파를 살해한다. X

 

간략하게 요약한 줄거리에는 그렇게 나오기 때문에, 대개들 이것이 맞다고 여긴다. 주인공 청년 로쟈가 죽인 사람은 그 노파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다. 노파와, 그 노파의 이복동생. 이렇게 두 명이다.

 

 

3. 주인공은 망치로 전당포 노파를 죽였다. X

 

'죄와 벌'에 나오는 살인 무기를 망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망치가 아니라 도끼다. 

 

 

누군가 도스토예프키의 '죄와 벌'을 읽었다고 하면 물어 보라.

 

1. 주인공이 뭘로 노파를 죽였어? 

 

안 읽었다면 망치라고 대답할 거다. 어디서 자세한 줄거리를 읽었다면 도끼라고 말할 수도 있다.

 

2. 주인공이 누굴 죽였어?

 

안 읽었다면 노파라고만 대답할 것이다. 역시, 어디서 자세한 줄거리를 알아냈다면 노파와 그 이복여동생이라고 답할 수 있다.

 

3. 주인공이 죄의식으로 괴로워 하지?

 

안 읽었으면 곧장 "응, 그래." 하고 대답할 것이다. 읽었다면 대답을 곧장 못하고서 "죄의식 때문만은 아니고 그게 좀 복잡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명심할 것이 있다. 책을 안 읽은 사람이 검색해서 이 글을 읽고서 위 세 가지 대답을 해낼 수도 있으니, 여전히 상대가 '죄와 벌'을 읽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는 꼴이 되었다. :-)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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