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가
존 네핑저, 매튜 코헛 지음
박수성 옮김
토네이도 펴냄


책 제목이 질문이다. "어떤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가?" 답은 뒤표지에 적혀 있다. "세상은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 이 책을 번역 출판한 편집자가 고심해서 고른 제목이었으리라. 영어 원서 제목은 Compelling People이다. 의도에 따라 의역을 하면 '타인의 마음을 끄는 사람들'이다. 직역을 따르면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코치인 존 네핑저와 매튜 코헛은 이 책에서 '과연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타인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강인함과 따뜻함'을 제시하며 그 구체적인 사례와 연구 결과를 알기 쉽고 읽기 쉽게 서술했다. 

두 저자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수들을 위해 연설문을 쓰고 기사를 편집했고, 기업 경영진과 유명 인사들의 연설이나 회의를 돕는 일을 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코칭을 위해 설득력 있는 사람들을 연구하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분석하고 그 방법을 개발했다. 이 책이 그 결과물이다.

상식적인 얘기를 나열한다. 지극히 상식이지만 이를 성취해내는 것이 비범한 일이다.

인생 성공의 승패는 강인함과 따뜻함으로 축약된다. 직장생활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저 친구는 유능하지만 같이 일하긴 싫어. 저 상사는 그다지 유능하진 않지만 같이 일하고 싶어. 일을 해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인간미가 없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강인함의 대명사는 항우고, 따뜻함의 본보기는 유방이다. 능력으로만 따지면 항우는 힘은 산을 뽑을 정도였으나 주변에 따르는 이가 별로 없었고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고 내치고 말았다. 강인했으나 따뜻하지 못했다. 유방은 군사를 거느리는 능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으나 한신 같은 명장을 쓸 줄 알았다. 다소 강인하지 못했으나 지극한 따스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승리한다.

이런 동양 고사는 이 책에 안 나온다. 힐러리니 잡스니 하는 서양 유명인들이 언급된다.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사람의 자질은 무엇인가. 아인 랜드는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냉혹함으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반면, 비틀스는 '당신한테 필요한 것은 오직 사랑뿐(All You Need is Love)'이라며 미국 베트남 참전 당시에 예수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었다.

강인함과 따뜻함. 얼음과 불처럼 서로 상충되지만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구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두 가지 자질을 과연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과 해설이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단한 성공이나 위대한 지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길러야 할 자질이다. 그 방법을 살펴보자.

따뜻함을 잃지 않으면 강인함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주장을 펼치되 화내지 않는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
더욱 따뜻해져라

"당신이 보여줘야 하는 강인함의 전부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155쪽)

강인함은 단순히 몸의 자세로도 만들 수 있다. 의도적으로 자세를 바꾸면 체내의 호르몬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기지개를 켜고 몸을 넓게 벌리는 자세를 취하라. 가슴을 쫙 펼치는 자세가 효과적이다.

일관된 어투는 강인함을 키운다. 연봉 협상할 때 첫 5분간 어투를 바꾸지 않고 짧은 문장으로 대답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흉내는 따뜻함을 높인다.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손님들의 행동을 따라했을 때 더 많은 팁을 받는다.

넥타이로도 강인함을 연출할 수 있다. 정장을 입은 남자는 빨간색 넥타이로 강인함을 표출한다. 짧은 머리는 강인함을, 풍성하고 덥수룩한 모습은 따뜻함을 표현한다.

자, 이제 상대를 말로 감동시키는 방법을 배워 보자. 이 책의 알맹이다.

연설의 힘은 어떻게 획득되는가. 이 책의 저자들은 이를 '원'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사람이 한 사람 있고 그를 둘러싼 원이 있다. 이 원은 그 사람이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범위인 셈이다. 설득력 있고 감동적인 연설의 비결은 청중들의 '원'을 들어가는 것이다.

청중들의 감정에 공감하라. 연설자는 청중들처럼 느낀다고 말로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여기가 1단계다. 당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청중들이 동의할 말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화가 나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모두가 동의할 만한 의견을, 즉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마땅한 일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다."(214쪽) 여기가 2단계다. 비로소 '우리'라는 최종 단계에 이른다.

취직을 하려면 면접관의 세 가지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60쪽.

지원자가 그 업무를 할 수 있겠는가?
지원자가 그 일을 하고 싶겠는가?
다른 직원들이 이 지원자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겠는가?

앞의 두 개는 경력과 능력 따위의 강인함이고 끝에 하나는 인간성 같은 따뜻함이다. 면접관이 묻는 질문들은 죄다 이 두 가지에 대한 것이다. 무슨 일을 하셨어요? 본인의 성격은 어때요?

상대를 설득하는 힘은 이성적인 '강인함'과 감성적인 '따뜻함'이다.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받았습니다.

Posted by 러브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