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남편 - 6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정명자 외 옮김/열린책들
영원한 남편 외 - 열린책들 세계문학 119 - 6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정명자 외 옮김/열린책들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읽기 #16 영원한 남편 외 - 대결 심리 묘사


📖 영원한 남편

도스토예프스키는 불륜 이야기를 자주 다루는데, 학대받고 학대하는 관계에 집중한다. 심리과 감정 묘사에 치중한다. 로맨스나 코미디로도 시도했지만 주류는 아니다.

'아내와 침대 밑 남편'(열린책들 번역본 '백야 외'에 수록)은 명량하게 웃겼고 '아홉 통의 편지로 된 소설'(열린책들 번역본 '빼쩨르부르그 연대기 외'에 수록)은 반전의 재미로 유쾌했다.

'영원한 남편'은 그런 가벼운 작품과 무거운 작품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심리적 긴장감이 압도적인 부분과 실없이 웃기는 장면이 교대로 나온다. 후반기 작품답게 심리 묘사는 뛰어나다.

오쟁이 진 남자 빠벨 빠블로비치 뜨루소스끼와 이 남자의 아내와 바람을 피운 알렉세이 이바노비치 벨차니노프의 갈등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벨치니노프는 길을 가다가 모자에 상장(喪章)을 단 사내와 자꾸만 마주친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아무래도 자신을 추적하는 것 같다. 그러다 정면으로 상대를 보고서야, 그가 예전에 바람을 피우 여자의 남편임을 알아챈다.

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하고서, 그의 아내가 죽었음을 알게 되었으며 또한 딸 아이를 한 명 낳았는데 아마도 벨치니노프의 딸인 것으로 보인다. 이후 두 남자는 애증의 감정 대결에 치닫는다.

이야기는 몇 년 후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여전히 둘은 변함이 없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묘한 느낌이 드는 마무리였다.


📖 보보끄

무덤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이야기다. 죽어서도 이승의 욕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도 선생은 자기 초상화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그림에 대한 평 "광기의 문턱에 있는 이 환자의 얼굴을 가서 보시라."(234쪽)에 기분 나빠한다.


📖 예수의 크리스마스 트리에 초대된 아이

러시아 당시에 아이한테 구걸을 시키고 학대하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다큐와 소설을 섞은 모양새의 짤막한 이야기다.


📖 농부 마레이

딱히 이야기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짧지만, 도 선생이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것을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 한자락과 겹쳐 놓았다.

작가는 일자무식한 러시아 농노의 깊고도 고상한 감정을 소중하게 기억한다.


📖 백 살의 노파

"이런 백 살의 노인들과 노파들의 죽음 속에는 무언가 감동적이고 고요한 것이, 무언가 장엄하고 평화로운 것이 깃들어 있을 듯해 보인다."(284쪽)


📖 온순한 여자

전당포를 하는 귀족 출신의 남자가 전당포에 온 젊지만 가난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다.


📖 우스운 사람의 꿈

자살하려는 자의 몽상. '죄와 벌' 에필로그에 나오는, 로쟈의 꿈 이야기 확장판이라고 봐도 되겠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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