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세상을 바꾼 명연설
장치혁, 베스트트랜스
미르에듀
2011.11.28.

이 책에는 스티브 잡스가 했던 연설, 인터뷰, 신상품 소개말이 영어 원문과 한글 번역으로 실려 있다. 오바마를 비롯한 10명의 추모사도 함께 있다. 잡스가 전문 용어를 거의 쓰지 않고 주로 일상적인 말로 표현하기 때문에 사전 찾아 볼 일은 없지만, 영어 학습서의 성격을 추구해서인지 단어와 숙어의 뜻이 세세히 붙었다.

말은 말하는 사람을 닮았다. 그 사람이 만든 제품을 닮았다. 가볍고 얇고 세련된 아이폰처럼 문장은 짧고 쉽고 강렬하다. 구어 표현이다. 간결하다. 때때로 문장에 핵심만 남겨서 표어처럼 보인다.

Stay Hungry. Stay Foolish. 2005년 스탠퍼드 졸업식 연설의 마지막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스스로 생각해낸 말인 줄 알았다. 인용문이었다. '지구 백과 카탈로그'라는 잡지의 최종판 뒤표지에 이른 아침 시골 풍경 사진과 함께 있었던 문장이다.

두 문장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다르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

Stay Hungry.
보통의 사람이라면 쉽게 만족하거나 불만인 상태로 그냥 산다. 더는 바라지 않는다. 학교에서 졸업장을 따는 순간, 회사가 목표 수익을 얻는 순간, 승진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는 순간, 더는 갈증이 없다.

Stay Foolish.
더는 알고 싶은 게 없다. 이미 잘 안다고 생각한다. 더 알기 귀찮고 힘들고 싫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자 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느 정도 답이다 싶거나 더는 안 되겠다 싶으면 포기한다.

혁신과 도전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스티브 잡스의 비결은 단순했다. 문제는 따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회가 의무로 정한 것들을 하지 않고 순전히 자기 흥미와 재미에 따라 살기는 쉽지 않다. 미국 유수의 대학 졸업식장에서 대학 자퇴를 자기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있겠는가. 스티브는 자퇴 후에 "흥미가 없던 필수과목을 듣지 않아도 됐고 재미있어 보이는 강의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1982년 9월 애플 수련회에서 "해군에 입대하는 것보다 해적이 되는 것이 훨씬 재밌습니다."라는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재미로 해라. 의무로 하면 피곤하다. 흥미와 호기심만 있어서는 부족하다. 다시 한 번 스티브의 말을 기억하라. Stay Hungry. Stay Foolish. 굶주린 사람처럼 열망하고 바보처럼 우직하게 시도하라. 배부르면 더는 안 하려 하고, 자신이 똑똑하다고 여기면 더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합격하고 졸업하고 승진하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호기심과 재미로 하는 공부를 하라. 잡스는 이를 4학년 때 힐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다. 1995년 Daniel Morrow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밝혔다. 누구의 도움 없이 수학 문제지의 80퍼센트를 풀면 5달러와 커다란 사탕 하나를 준다는 말에 솔깃해진 그는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는 아주 진귀한 성취감을 맛본다.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배워야 하는 '지식'을 주입할 게 아니라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1998년 Andy Reihardt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부활의 힘을 볼 수 있었다. 두 가지였다. 인재와 신념. 지도자가 구성원의 능력을 알아주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면 조직에 활력이 생긴다. 애플이 다시 세상을 혁신한다는 신념을 가진 인재들한테 불가능은 없었다. 진짜 리더는 자신만의 능력이 아니라 조직 자체의 잠재력을 키운다. 이것이 스티브 잡스가 오래도록 사람들한테 기억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받았습니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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