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테라피
윤수정
흐름출판
2011.12.05.

영화 광고 문안을 전문적으로 작성하는 카피라이터 윤수정이 쓴 자기계발서다. 불우했던 성장 과정과 힘들었던 직업 전선, 자신이 쓴 카피와 그 도출 과정, 카피 전략과 창의적 발상법 등을 골고루 섞어가며 창의적인 삶을 이야기했다. 광고글을 써서 먹고사는 광고쟁이답게 문장이 짧고 강렬하고 쉽다.

우리가 창조적으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호기심이 없어서다. 호기심을 잃어버린 이유는 세 가지란다.

첫째, 현재가 아닌 먼 곳을 보기 때문이다. 어제를 후회하고 미래를 불안하니, 지금 여기에 집중을 못한다.
둘째, 욕심 때문이다. 너무 많은 걸 보려고 하고 가지려고 하니, 결국에는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셋째, 눈높이의 차이 때문이다. 남보다 위에 서서 가르치려 드니, 배울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고 도대체가 알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나다운 무엇을 만들어내며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기 어려운가? 소위 천재들만 가능한 일인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안 되는 걸까?

성실하지만 도무지 무언가를 기획하고 아이어디를 내는 것에는 젬병이었던 선배에게, 윤수정은 블로그 쓰기를 권했다. 일기를 쓰라냐는 질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느낌'을 써보라고 답한다. "포기하지 말고 작은 느낌부터 시작하자. 작은 취향들을 발견해 가며 크리에이티브의 걸음마를 시작해 보자." 84쪽

그래도 잘 안 된다고? 당신은 다음 셋 중 하나의 병에 걸려 있다.

1. 허영병 : 남에게 보이기 위해 행동한다. 그러니 억지로 읽고 억지로 보고 억지로 산다.
2. 경쟁병 : 남보다 앞서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가장 손쉬운 표절과 비방을 택한다.
3. 대충병 : 철저하게 끝까지 하기 귀찮다. 대충하자. 이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나도 이 병에 걸린 모양이다.

이 책에서 나열하는 온갖 크리에이티브 사고법은 그리 쉬운 편이 아니다. SWAT, TRIZ, SCAMPER, Six Thinking Hats. 영어로 쓰니까 어려워 보이나. 역시 창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대개들 무엇을 만들기보다는 소비하기 바쁘지 않은가. 286쪽에서 두 손 들고 항복했다. 총 맞은 것처럼 아팠다.

"자신이 읽은 책, 자신이 본 영화,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 자신이 접하는 경험들을 자신의 '크리에이티브'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책을 읽고, 아무리 여행을 다니고, 아무리 좋은 경험을 해도 결국 그 재료들을 써먹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책이, 그림이, 경험이 그 자체로 '크리에이티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 안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안에 사람이 보여 한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도다, 블로그질이여.

한 방 더 쏜다. 확인 사살인가. "읽지 않은 책을 말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설명하고, 느끼지 않은 것을 전달하기 쉬운 세상이다. 나 역시 그런 오류를 범하며 후회하고는 하는데, 순간은 모면할지언정 결국 남는 것이 없다." 288쪽

이 책에서 말하는 '창의적인 삶을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은이가 책 마지막에서 강조하는 것은 '사람'과 '마음'이다. 따라서 "아이디어란 그저 쏟아내면 그만인 것이 아니다. 당신의 마음을 담고 당신의 느낌을 나타내야 한다. 양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듣는 누군가의 가슴에 불씨가 되어 다양한 재미와 감동으로 타오르는 것, 그것이 아이디어다." 36~37쪽

창조는 사람이 마음으로 하는 일이다.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받았습니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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