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
니시다 후미오
에이미팩토리
2011.09.07.

물질적 풍요로움은 처음에는 좋다가 차츰 무감각해지고 마침내 정신적 고통을 준다. 사람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으로 타인과 비교하기 쉽다. 남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더 많은 성취와 더 많은 재산을 모으기 위해 아등바등 산다. 그러다가 이내 지쳐 버린다. 남보다 못하면 패배자다. 우울하다.

우리는 보이는 물질과 즉각적 쾌락에 정신이 팔렸다. 그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러다가 불행이 눈앞에 저승사자처럼 나타나서야 정신이 번쩍 든다. 이토록 소중한 것을 나는 왜 잊고 지냈을까. 진작에 느꼈으면 좋았을걸. 후회한다.

정신적 행복을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도 손쉬운 방법은 물질적 불행에 빠지는 것이다. 촛불은 한낮 태양 아래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잘 느껴지지도 않는다. 달도 뜨지 않은 컴컴한 밤에는 희미한 성냥개비에 붙은 불꽃도 선명하게 보인다.

이 책에 실린 실화는 어려운 환경에서 신의 은총처럼 쏟아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야기 하나 - 단 2개월 동안만의 여동생 : 암 투병 환자 '이토 토키요'는 사고무친이다. 그런 이 사람에게 미치히로는 생애 마지막 2개월 동안 오빠가 되어 준다. 아버지란 사람은 그녀의 장례식에조차 오지 않았다.

이야기 둘 - 세상에 단 하나뿐인 꿈 케이크 : 시미즈는 인근 동네에서 일어난 사건에 충격을 받는다. 한 고등학생이 도끼로 아버지를 살해했다. 이런 비참한 사건에 대항할 힘이 필요하다. 제과점 주인이었던 그는 사람들의 꿈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꿈 케이크'를 만든다.

이야기 셋 - 보석보다 더 아름다운 영혼, 쓰레기산 아이들 : 비디오 저널리스트 이케마는 필리핀쓰레기산에서 자기 딸을 자신한테 팔려는 어머니를 만난다. 이후 미안마, 몽골, 태국, 캄보디아에서 빈곤 때문에 인간 존엄성이 쓰레기처럼 버려진 상황을 목격한다. 그는 이같은 처지에 놓인 어린이를 돕는 비영리봉사단체 법인을 설립한다.

미치히로, 시미즈, 이케마. 이들이 꿈과 희망을 크게 가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이 책의 원서 제목인 '타희력(他喜力)'이다. 남을 기쁘게 하고자 하기에 자신이 행복하게 산다.

꿈 케이크를 만든 시미즈는 어렸을 때 부모님한테서 이런 말씀을 들었단다.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야 한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은 이류나 삼류밖에 안 된다. 비록 당장에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내가 기꺼이 베푼 것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온다."(63쪽)

가난한 동남아사아 어린이를 돕는 이케마는 의무감이 아니라 신념으로 남을 돕는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누군가 손을 잡아 끌어주고 넘어져 생채기가 난 무릎을 닦아주고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혼자만의 외로운 투쟁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면, 어떤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든 희망은 있다."(96쪽)

이 책의 지은이, 니시다 후미오는 말한다. "행복을 '갖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행복을 주는 것'입니다."(9쪽) "인간으로서 성공하려면 삶의 우선순위를 '다른 사람'에게 두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227쪽)

남을 잘 도우면 자신감이 생긴다. 이야기 5의 주인공 츠토무의 말을 들어보자.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따돌리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 스스로에게 느끼는 불만족을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으면 절대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습니다."(165쪽)

이야기 6의 주인공 코우야는 잘나가던 운동선수였다. 그러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다. 이 불운으로 자신이 얼마나 오만하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진심으로 정성껏 남을 돕고자 한다면, 그 좋은 뜻이 몸과 마음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때야 비로소 그동안 잊고 지낸 것들이 떠오른다. 사랑, 희망, 행복, 평온, 진실. "누구든, 어떤 가치든 자신이 헌신할 만한 뚜렷한 대상을 발견한다면 이전보다 더욱 뜨겁게 인생을 살아갈 태세가 생겨납니다. 그것이 인간을 인간이게 해주는 진정한 동력인 것입니다."(229쪽)

자신이 행복하려면 남에게 행복을 줘야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받았습니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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