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빠상 괴기소설 광인
모빠상
장원

<여자의 일생>의 작가 모빠상(Guy de Maupassant)이 쓴 25편의 단편 괴기소설들. 그가 처음 발표했던 소설부터 마지막에 집필했던 소설까지 연대순으로 작품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모빠상의 동생은 정신병으로 죽었다. 모빠상도 편두통과 시신경장애에 시달리며 환각에 사로잡혔다. 모빠상은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고 말년에는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 끝내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작가의 정신병 편력은 작품에 그대로 녹아 있다. 정신병이 깊어감에 따라 작품도 점점 괴상해진다.

모빠상은 불경스러운 작문을 했다는 이유로 신학교에서 쫓겨났다. 그 이유는 이 책에 수록된 작품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살인, 죽음, 복수, 시체, 최면술, 투명 생물체, 불륜의 사랑, 변태적 행위, 유령, 설명할 수 없는 일들. 이런 소재로 윤리, 제도, 금기 사항 등을 과감하게 뚫었다. 작품에서는 그런 작가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누구한테 들었다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거나 작중 화자가 정신병자라는 것을 밝힌다.

몇 작품만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박제된 손> : 최초의 단편소설. 살인을 다루고 있다.

<고인> : 불륜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괴물들의 어머니> : 낙태 문제를 꼬집고 있다.

<머리카락> : 한 줌의 여자 머리카락에서 환상의 사랑을 체험하는 남자. 독특한 문체와 매력적인 글 전개가 돋보이는 걸작. 인간의 상상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모빠상의 상상력과 문장력이 압도적이다. "인간의 정신은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어요." 이 단편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그 사람?> : 어느날 문득 자신의 공간과 몸을 송두리째 타인에게 점유된다. 인간의 자의식과 고독을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묘사. 친구에게 왜 자신이 결혼을 하려고 하는가를 밝히는 편지 형식으로 글이 전개한다.

<오를라> (제1판) : 눈에 보이지 않고 우유와 물만 마시며 물건을 이리 저리로 옮겨 놓는 투명 생물체 오를라.

(제2판) : 오를라와 싸우는 나의 일기.

후기 작품으로 갈수록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이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누가 알아?>는 가구가 움직이고 사라지고 다시 제자리로 오는 내용으로 그런 특징은 극에 달한다.

사회적 금기 사항과 윤리의 위선에 대한 비웃음이 작품 곳곳에 보인다. 탁월한 심리 묘사! 마법에 가까운 글의 전개 솜씨!

Posted by 러브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