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 1, 2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민음사
이 작품은 대학생 시절 영미문학 관련 수업 시간에서 영어교육과 학생한테서 처음 들었다. 성서를 모티브로 한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 학생도 그 정도밖에는 얘길 하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그 학생, 정말 이 책을 읽었는지 의문스럽다. 해설만 읽은 것 같다.
원죄, 성서, 영미 고전 따위의 화장을 지우면 이 작품은 텔레비전 미니 시리즈만큼 재미있다.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두 가문의 사람들이 펼치는 여러 인생들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사람들을 선과 악으로 유치하게 갈라놓고 온갖 자질구레한 복수심, 수치심, 욕망, 죄의식을 뒤엉켜 놓으며 이야기를 꾸려 나아간다.
스타인벡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두 가문의 사람들을 서로 교묘하게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묘사해서 독자를 웃기고, 트래스크 가문의 세대를 거치며 반복되는 형과 아우의 대결 구조로 독자를 긴장시키고, 캐시의 음모로 재미를 돋구며, 새뮤얼 해밀턴 가문의 이야기로 삶의 밝은 면으로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이야기의 중심은 트래스크 가문의 캐시와 애덤이다. 하지만, 난 중심보다 주변에서 내 모습을 더 많이 보았다. 특히, 톰의 모습에서 그랬다. 아론의 결벽증과 대학 생활은 나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소설은 소설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나는 톰처럼 장엄하게 자살하지 못했다. 아론처럼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도 않았다. 나의 생각대로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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