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읽기 #18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줄거리 등장인물 독후감 주제 국내 번역본 비교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줄거리

제목처럼 카라마조프 가문의 아들들 이야기다. 아버지 표도르와 맏아들 드미트리가 재산과 여자 문제로 싸우는데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살해된다. 범인은 누구인가? 뻔히 범인으로 보이는 드미트리가 살인자로 밝혀지면 그게 무슨 소설이겠는가. 다른 아들들 중에 한 명이다. 하지만 재판 끝에 드미트리는 유죄 판결을 받는다. 

고작 이런 얘기가 명작이라고? 율 브린너 주연의 미국판 영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봐도 그런 의문이 들 것이다. 소설을 읽어야 왜 그렇게 걸작이라고 말하는지 알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줄거리 혹은 사건 전개 자체만으로는 별 다른 흥미도 감동도 느끼기 어렵다. 게다가 등장인물이 워낙 장황하게 말하는 식이라서 통독을 해내기도 만만치 않다.

도 선생의 소설은 대중적으로 무난하게 누구에게 잘 읽히지는 않는다. 자기 취향에 안 맞으면 아마 평생에 이 작가의 책 한 권도 통독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빠져들면 그의 전작품을 읽으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왜? 그의 철학적 심리적 인간 탐구 묘사력은 때때로 머리를 도끼로 맞는 것처럼 충격적이다. 특히, 광기에 어린 등장인물의 정신 상태에 감전되면 도스토예프스키의 글에 중독된다.

이 소설은 작가의 말에 따르면 2부작이다. 도 선생은 1부만 완성하고 안타깝게도 죽고 말았다. 그래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미완성 작품이다. 작가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려던 것은 2부였다. 주인공이라고 작가가 칭한, 알렉세이가 활약하기로 되어 있었던 2부.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소설의 주인공을 알렉세이라고 하는데, 정작 1부에서는 그다지 비중이 크게 나오지도 않고 사건 줄거리의 핵심 인물도 아니다. 없어도 될 정도다. 결국 드미트리가 주인공으로 보이며, 이반의 논문이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어쩐지 '죄와 벌'이 반복된 느낌이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주제

주제를 살펴보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죄와 벌'과 무척 유사하다. '죄와 벌'의 확장판 느낌이다.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 정교를 참된 그리스도 정신으로 민다. 그리고 로마 카톨릭과 무신론적 사상들을 반박한다. 거의 모든 작품에서 그렇게 한다. 정점이 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다.
 

이 소설의 핵심만 알고 싶다면, 2부 5권 5장 대심문관 에피소드를 읽으면 된다. 독후감 숙제를 내려면 이것만 읽으면 안 되겠지만, 이 소설이 왜 그렇게 유명하며 온갖 사람들이 찬사를 쏟아내는지는 여기에 있으니까.

이반이 얄료샤한테 자신이 대충 어디서 들어서 꾸며낸 서사시라면서 '대심문관'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장에 먹고살 것을 거부하고 자유니 양심이니 하는 것을 따를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는 것이며, 그게 실현될 가능성이 있겠냐는 거다.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문제인데, 자본주의 오늘날도 이 문제는 여전하다.

사람에게 왜 신이 필요한가? 기독교 옹호론은 논리적으로는 언제나 무신론자의 비판에 패배한다. 이에 도스토예프스키는 바보지만 성인으로 불리는, 그 유로지비를 내세운다. 자신이 가진 돈 전부를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한테 줘 버리는, 가난뱅이. 완전범죄로 들통이 나지 않을, 자신의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자를 이야기한다.

사람은, 인간의 영혼은, 삶은 논리로 자 재듯 칼 자르듯 할 수 없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가 아니라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사랑한다."를 택한다. 조시마 장로는 지옥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은 데서 오는 괴로움"이라고 정의한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장인물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 : 아버지. 어릿광대 바보짓을 잘하는 호색한이다.
미차,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카라마조프 : 맏아들. 돈과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싸운다.
이반 표도로비치 카라마조프 : 둘째 아들. 무신론자.
알료사,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카라마조프 : 셋째 아들. 수도사.
스메르자코프 : 사생아. 요리사.

카체리나 이바노브나 : 미차의 약혼녀.
그루센카 : 아버지와 맏아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는, 바로 그 여인.

조시마 장로 : 알료사의 스승.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번역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열린책들 이대우 - 몇 군데 이상함.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민음사 김연경 - 읽기에 무난함. 좋지도 나쁘지도 않음.
카라마조프의 형제 범우사 김학수 - 가장 오래된 번역본. 못 읽어 봤다.

카라마조프의 형제 (상)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학수역
출판 : 범우사 200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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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의 형제 (중)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학수역
출판 : 범우사 200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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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의 형제 (하)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학수역
출판 : 범우사 199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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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형제들 동서문화사 채수동 - 우리말 구사. 오탈자와 띄어쓰기 오류. 추천함.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문학동네 김희숙 - 간결함. 신유자? 띄어쓰기 오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더클래식 장한 - 뺑소니 결혼? 젤 싸다, 전자책 4권으로 사는 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4 세트 (한글판)
국내도서
저자 : 도스토예프스키 / 장한역
출판 : 더클래식 201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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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이대우역
출판 : 열린책들 200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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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중/ 양장)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이대우역
출판 : 열린책들 200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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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하)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이대우역
출판 : 열린책들 200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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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이대우 번역은 가끔씩 암호문이다.

"결코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고통"
1. 고통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인가?
2. 더는 사랑을 할 수 없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인가?
정답은 2번. ^^;

더 자세한 사항은 http://todaybooks.tistory.com/29 여기 정리해 놓았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연경역
출판 : 민음사 200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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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2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연경역
출판 : 민음사 200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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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3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연경역
출판 : 민음사 200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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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연경역
출판 : 민음사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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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종이책은 양장본도 아니고 실제본도 아니라서 여러 번 읽기에는 좋지 못하다. 다행히 전자책으로 나와 있다.

김연경의 번역은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그러니까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다. 여러 번역본을 참고해서 그런 듯 싶다. 

어휘 선택이 어색한 데 발견했다. 1권 21쪽 중간 쯤 "전설에 따르면". 전설은 아무래도 아닌데... 그냥 소문이나 들리는 얘기로는, 이 정도의 뜻이다. 혹시나 최근 2018년에 나온 책에서는 교정을 했나 봤는데 그대로 '전설에 따르면'으로 찍혀 있다. 

 

채수동은 한문투가 적으면서 순우리말 구사력을 보여준다. 트릿하다. 살쩍. 감때사납다. 흘게 늦다. 순우리말이 외국어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출판사는 마음에 안 들지만 번역 자체는 좋았다. 추천한다.

하지만 문제가 없다고 할 순 없었다.

동서문화사 월드북 2015년 12월 1일 2판 6쇄로 읽었는데, 오탈자가 있다. 심하게 독서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지만, 있긴 있다. '유로지피, 팔사적.' 문맥으로 쉽게 유로지비, 필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가 보인다. '세째.' 종종 띄어쓰기가 잘못 되었다.

카라마조프 형제들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채수동역
출판 : 동서문화사 200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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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두 권짜리 세계문학전집 형태로 나왔는데, 양장본이 아니다.

카라마조프 형제들 1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채수동역
출판 : 동서문화사 20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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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형제들 2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채수동역
출판 : 동서문화사 20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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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월드북 시리즈로 두 권 양장본으로 나왔다. 기존 한 권짜리는 절판시켰다.

카라마조프 형제들 1
국내도서
저자 : 도스토예프스키 / 채수동역
출판 : 동서문화사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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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형제들 2
국내도서
저자 : 도스토예프스키 / 채수동역
출판 : 동서문화사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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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결과, 오탈자가 여전하다. 세째로 나온다. 그리고 두 권으로 쪼개서 값을 올린 게 미안했던지 앞부분에 컬러 화보를 덧붙였다. 영화 장면과 작가 관련 사진이다.

한 권짜리 PDF 형식 전자책으로 나와 있다.

 

2018년 4월 30일 문학동네에서 번역본이 나왔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희숙역
출판 : 문학동네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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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희숙역
출판 : 문학동네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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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희숙역
출판 : 문학동네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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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3 세트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희숙역
출판 : 문학동네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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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을, 나는 싫어한다. 책장이 떨어져나가기 쉽다. 한 번 읽고 마는 책이라면 상관없지만 여러 번 읽을 책은 돈을 더 주고서라고 양장본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문학동네에서는 이 책의 양장본을 펴낼 계획이 없다고 한다.

국내 출판사들이 양장본 출간을 꺼리고 있거나 아예 포기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책 판매량이 적어서 손해가 나기 때문이라고.

 

다행스럽게도 전자책으로 나와 있다. 반양장의 불편함을 생각한다면 전자책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나는 전자책으로 샀다. 하지만 앞부분 읽다가 말았다. 

띄어쓰기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 '다름 아닌'을 '다름아닌'으로 표기했다.

김희숙은 '죄와 벌' 번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도 고심해서 우리말로 잘 옮기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문장이 매끄럽다. 

그럼에도 김희숙의 문장은 내 취향에는 거슬린다. 가끔씩 살짝살짝 어긋나는 기분이랄까.

신유자. 도망혼.

 

6권 3장 지옥와 지옥의 불에 관하여, 여기에서 첫단락에 지옥을 정의하는 말이 나온다.

Constance Garnett 영역본 The suffering of being unable to love.

이 영역본처럼 번역한 데는 채수동이고 다른 데는 다들 이상하게 번역했다.

 

 

도스토옙스키가 만년에 쓰다가 다 완성시키지 못한 작품이다. '작가로부터'에 이 소설은 첫 번째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적혀 있다. 그는 첫 번째 이야기만 완성한 후, 3개월 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첫 번째 이야기 자체가 하나의 완성작이다. '작가로부터', '전 12장', '에필로그'로 구성했다.

이 소설은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본질적인 문제를 다룬다. 신은 있는가, 죄란 무엇인가.

돈과 여자에 욕심이 많고 난폭한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에게는 세 아들이 있다. 전처의 아들인 드미트리(미챠), 후처의 아들인 이반과 알렉세이(알료샤). 정열적이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 퇴역 장교 드미트리. 이성주의자이고 무신론자이고 지식인인 이반.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자 신학생인 알렉세이.

표도르는 자유분방한 여인 그루센카와 재산 문제로 맏아들인 드미트리와 자주 싸운다. 드미트리에게는 약혼녀인 카테리나가 있다. 그러나 그는 그루센카를 사랑한다. 그의 약혼녀는 이반이 사랑한다. 아버지 표도르가 살해되고, 그의 돈이 사라진다. 살인범으로 몰린 드미트리는 결코 아버지를 죽일 마음은 있었으나 실제로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유죄 판결을 받는다. 표도르를 죽인 범인은 드미트리가 아니라, 스메르쟈코프다. 스메르쟈코프는 이반에게 범행 사실을 고백하고 자살하고 만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 때, 드미트리의 양심(아버지를 실제로 죽이지는 않았지만, 죽일 마음을 품었다는 죄책감)이 중심이다.

이 소설의 핵심은 이반이 동생 알렉세이에게 들려주는 "대심문관(大審問官)"이라는 제목의 자작 서사시다. 이 서사시의 내용은 종교재판이 성행하던 시기에 그리스도가 기적을 일으켜 민중의 인기를 끌자 대심문관이 예수를 잡아 심문하는 것이다.

이 심문에서 대심문관은 죄수에게 "위대한 악마가 광야에서 당신과 말을 주고받은 적이 있었소. 성경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 악마가 당신을 시험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게 사실이오?" 라고 묻는다. 세계와 인류의 미래사를 표현한 세 가지 질문. 하나, 이 황야의 돌을 빵으로 바꾸어라. 둘, 궁전의 정상에서 몸을 던져 보아라. 셋, 악마인 나에게 무릎을 꿇으면 지상의 모든 왕국과 영화를 주리라. 이 세 가지 악마의 제안을 거부한 그리스도를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인간은 양심의 자유 같은 무거운 짐을 견딜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항상 자기의 자유와 맞바꾸어 빵을 줄 상대를 찾아 헤매며 그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을 바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자유의 무거운 짐에서 해방하고 빵을 주었다. 이제 사람들은 자기의 자유를 포기함으로써 자유로워지고 기적과 신비와 권위라는 세 개의 힘 위에 지상의 왕국을 구축한 것이다."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보여주는 여러 생각이 흥미롭다. 생각에 몰입하는 독자를 위한 소설이다. 어느 책에서 읽은 얘기로는, 어느 분이 육이오 전쟁 중에 이 책을 우연히 읽기 시작했다가 피난 가는 것도 잊어 버렸다고 한다. 나는 코피가 나는지를 모르고 책장을 넘기다가 핏방울이 보던 쪽에 뚝뚝 떨어져서야 읽기를 멈췄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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