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에 나는 없었다
-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 공경희 옮김
- 포레 펴냄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반전기술력이 돋보이는, 심리소설이다. 역시 애거사 크리스티다. 추리소설처럼 단서를 흩뿌리려 놓고 하나하나 모조리 회수해서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하는, 이야기 기술력은 단연 최고다.
이 소설의 분위기는 봄날처럼 꿈결 같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자아 정체성를 찾으려는 주인공의 독백은 나른한 낮잠처럼 몽롱하다. 그리고서는 마지막 문장에서 날카로운 반전이라니. 애거서 크리스티 아니랄까 봐.
자기 기만과 자기 합리성에 갇힌 자아는 실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려 들지 않고 자기만의 몽상에 갇힌다. 자기를 만족시키는 꿈을 꾸게 하다가 찬물을 끼얹듯 현실의 냉정함을 보게 만드는, 작가의 잔인함은 이상한 통쾌감을 준다.
맨 끝 두 문장에 경악하리라. 본인의 실종 사건을 소설로 풀어낸 듯. 겉으로는 성공했으나 남편도 자식도 속을 썩이는데 말을 못하겠고 외톨이일 뿐이라고. 쓰디쓴 커피 마시며 남루한 내 모습을 거울로 보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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