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십 다운
리처드 애덤스
사계절
2019.01.02.

이틀 동안 토끼들의 모험담에 빠졌다. 책을 덮으니, 마지막 부분의 긴장감과 개암이 세상을 떠나는 뒷모습이 떠오른다. 완벽하게 짜여진 소설이라는 느낌과 함께. 또 아름다운 문체도. 독서의 맛은 다 읽고 책장을 덮은 후, 그 아스라한 느낌에 있지 않을까.

책이 나온 해인 1995년부터 눈여겨본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작가의 이름과 작품 제목이 생소해서 많이 망설였다. 그러다가 최근에 읽었던 딘 R. 쿤츠의 <베스트셀러 쓰는 법>에 있는 추천 도서 목록 첫 번째가 바로 리차드 아담스의 책들이어서 무려 2년만에 드디어 읽었다.

쿤츠는 이 책을 이렇게 평하고 있다. "리차드 아담스는 몽상가이며 작품에 따라 플롯 구성력에 차이가 있지만 문체는 어느 작품이나 뛰어나다. <워터쉽 다운 Watership Down> <전염병 개 The Plague Dogs> <그네 타는 소녀 The Girl in a Swing> 등은 그의 최고작임으로 꼭 읽을 필요가 있다. 빈틈없는 구성과 자신도 모르게 끌려 들어가는 이야기 전개가 아주 독특한 작품이다."

이 장편소설에 등장하는 토끼들은 인간의 모험담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들의 그 역할을 담당한다. 여행 도중에 전설을 맛깔스럽게 이야기하는 이야기꾼. 힘과 용기가 있는 장사. 다가올 위험을 말하는 예언자. 지혜를 발휘하는 조언자. 지도력이 탁월한 지도자.

그렇다고, 결국 인간의 모험담이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토끼들의 모험담이라는 것에 매력이 있다. 토끼는 겁이 많다. 그러면서도 고난과 위험을 헤쳐 나아가는 그 역설 때문에, 더욱 재미있다.

'에쿠라파'는 독재 국가의 전형으로 보인다. 표를 주어 계급을 나누고 한 장군 밑에 철저하게 통제되는 모습이 그렇다. 비밀경찰까지. 군국주의?

그 '에쿠라파'의 토끼들과 '워터십 다운'의 토끼들 사이의 숨막히는 대결!

소설 중간 중간에 민들레가 들려주는 전설이 나와서 독자들의 배꼽을 잡게 한다. 그 중에서 '호들갑갑 컹컹이와 멍멍 요정 이야기'가 제일 웃겼다.

전형적인 모험 소설이면서도 동물 소설, 로맨스 소설, 첩보 소설, 전쟁 소설 등의 요소들이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룬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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