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공부
조윤제 지음
흐름출판 펴냄


논어, 맹자, 장자, 노자, 사기 등 누구나 한 번쯤은 통독과 독해를 도전해 보았을 법한 동양고전이다. 이런 동양고전이 웬만한 사람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독해를 성공하거나 누군가가 이미 해석하고 해설한 책을 읽는다고 해도 여전히 또 하나의 문제가 남는다. 과연 이 옛날 글을 오늘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조윤제의 [말공부]는 과연 말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논어, 사기, 한비자, 장자, 여씨춘추 등 동양고전들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말하기와 관련된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오늘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촌천살인, 언중유골, 지피지기, 언어유희, 우화우언, 이류이추, 이심전심, 일침견혈, 선행후언, 일언천금 등 10편으로 묶어서 편집했고 두세 장 분량의 짦은 글로 동양고전의 진수를 따서 간결하게 풀어놓았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든 틈 날 때마다 한 편씩 읽으면 된다.

[말공부]는 동양고전의 해석을 넘어 그 옛날 말을 지금 여기로 끌어와서 일맥상통하는 관점을 보여준다. 제1편 촌철살인에 있는 '자신 있는 사람은 말이 간결하다'를 보면, 한비자에 나오는 재환공과 관중의 대화를 싣는 것은 물론이고 서양 대화법인 KISS(Keep It Short, Stupid)의 유래와 일화는 물론이고 스티브 잡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졸업 축하 연설을 배치했다.

가장 인상적인 글은 '말에도 호연지기가 있다'였다. 말의 스케일이랄까. 그 사람이 하는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보여준다. 초나라 공왕은 '초나라 사람', 공자는 '사람' 노자는 '세상 전부'를 포용한다. 본인 하는 말이 생각의 범위이며 이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 나라의 왕은 그 나라 사람들을, 인본주의자는 전 인류를, 자연주의자는 전 세계를 자기 말에 표현한다.

한 편씩 읽어가면서 과연 나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훌륭한 말하기 사례가 책에 넘치고 친절한 해설이 덧붙여 있으니 더없는 말공부 책이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받았습니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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