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가 병원 침실에 누워서 역사 미스터리를 푼다. 리처드 3세는 정말 두 조카를 죽였는가? 역사책을 읽고 사료를 조사해서 교과서에 나오는 통념의 역사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닫고 경악한다.

영국의 역사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추리를 가장한 역사소설이란 평도 있으니. 역사에 관심이 없는 이들한테는 지루하다.

시작부터 웃기고 유쾌한 진행이다. 오밀조밀 개성있게 그려낸 인물 묘사라니, 역시 조세핀 테이다. 벽 천장 노려 보는 첫 문단은 왜 이렇게 재미있나 몰라. 영국 역사 미스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 그랬구나 그랬어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런 식이었지만.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중간까지 읽다가 포기한 것이 세 번 정도였다. 역사에, 영국 역사에 큰 관심이나 딱히 흥미가 없다 보니 그랬다. 종이책으로 읽다가 포기한 부분부터 전자책으로 바꿔서 마저 다 읽어냈다. 대단한 대단원은 없었다. 소소하게 끝난다.

문체는 정말 마음에 쏙 든다. 당장 작가랑 만나서 커피 한 잔 하고 싶을 지경이다. 문장 참 좋다. 편안하다.

조세핀 테이. 이야기 자체에는 흥미롭지 않지만 등장 인물의 묘사는 와 정말 대단하다.

국내에는 이 작품 번역본이 셋이다. 동서문화사, 엘릭시르, 블루프린트.

동서문화사는 다들 알 거라 믿고 거른다. 모른다고? 추리소설 처음 읽는 모양이군.

엘릭시르 번역본 - 읽기에 편한 의역

엘릭시르는 우리나라 독자들한테 읽기 편하도록 의역했다. 직역하면 어색하고 뭐지 싶은 부분을 잘 다듬어 놓았다. 옮긴이 주석과 설명 삽화가 있다.

블루프린트 번역본 - 원문에 충실한 직역, 본문에 초상화 수록

반면 전자책으로만 나온 블루프린트의 번역은 직역이다. 원문에 충실하고 철저하게 잘 번역하려고 했던 것 같다, 원서를 안 본 이들한테는 이해가 안 되겠지만. 읽기는 불편하다. 종종 이건 뭐지 싶을 때가 있다. 외국소설 읽을 때마다 그렇긴 하지.

책 표지로 리처드 3세 초상화를 해야 하지 않나. 적어도 책 안에 넣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출판사에서 왜들 안 그랬는지. 전자책으로만 나온 블루프린트에서는 본문에 초상화 넣어 주었다. 

2024.07.19

Posted by lovegoo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