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3
謎解きはディナ-のあとで3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arte(아르테) 펴냄
2016년 9월 발행


결정적 힌트가 맨 앞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시리즈 3권. 단편소설 총 여섯 편. 만화풍 추리소설이다. 호불호가 심하다. 진지한 추리소설을 기대하거나 익숙한 이들한테는 너무 가볍게 보일 것이다. 가볍고 편하게 추리소설을 읽을 수 있어 좋아하는 이들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팬이 될 것이다.

자기 부하 경찰 레이코의 추리를 날로 먹으려는 상사 가자마쓰리 경부는 3권에서도 여전하다. 어느 직장이나 이런 상사는 꼭 있기 마련이지.

아가씨가 추리 제대로 못한다고 집사가 막말하는 것도 여전하다. 가자마쓰리는 매번 거절당하면서도 레이코한테 저녁 식사 초대를 하는 것도 여전하다.

집사 가게야마는 경찰 조사를 아가씨 레이코한테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범죄 미스터리를 푸는, 안락의자형 탐정이다. 제목처럼 식후 수수께끼 푸는 시간을 갖는다.

단서, 힌트, 증거는 다 제시되어 있으니 풀어야 하는 것은 독자 몫이다. 게다가 결정적 힌트는 거의 맨 앞에 있다.

첫 번째 이야기 : 범인에게 독을 주지 마십시오
노인 시체 옆에 청산가리. 자살인가, 독살인가?
고무줄은 왜 찾은 걸까? 고양이? 페트병?
범인의 착각이자 자살 조작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두 번째 이야기 : 이 강에 빠지지 마십시오
강변 제방에서 발견된 익사체.
힌트는 차량 지붕에 쌓인 꽃잎이다.

세 번째 이야기 : 괴도의 도전장입니다
내일 오전 0시 호쇼 가 보물을 가져가겠다는, 도둑의 예고장.
효쇼 가의 단골 사립 탐정 마카모토 고이치 호출.
보물 '금의 돼지'는 창문 없는 서재에 있는데... 밀실 도둑?
반전 두 개가 연속으로 나온다.

네 번째 이야기 : 살인에는 자전거를 이용하십시오
몸집 작은 노부인을 어린이용 의자에 앉혀 놓은 살인범.
"그래서, 실제로는 어땠습니까?"로 웃긴다.
경륜 선수였던 자가 용의자다.
왕복 거리로는 자전거로 불가능한데...
그 불가능을 믿게 하는 것이 속임수였다.

다섯 번째 이야기 : 그 여자는 무엇을 빼앗겼습니까?
피해자의 신발, 벨트, 안경을 빼앗아 간 범인. 왜?
무엇을 노린 것일까? 무엇을 감추려는 것인가?
이번만은 수수께끼 풀이는 아침 식사 후에.

여섯 번째 이야기 : 작별은 저녁 식사 후에
어질러진 방에 시체. 도둑이 그런 것 같은데...
부인의 말에 따르면 딱히 훔쳐 갈 물건은 없었다고.
진범은 도둑인가 가족인가?

이번 3권 마지막에서 가자마쓰리 경부는 승진해서 구니타치 경찰서를 떠나게 된다. 드디어 레이코가 경부의 저녁 초대를 받아들여서 꼬치구이를 같이 먹었다. 그렇게 작별은 저녁 식사 후에 이루어졌다.

주석
132쪽. 카토리부타. 일본 전통 모기향 거치대다. 모기잡는(카토리) 돼지(부타). 앞뒤가 뚫려 있고 커다랗게 뚫린 뒤에 동그란 모기향을 건다. 돌돌 말린 돼지 꼬리랑 나선형 모기향이 비슷하게 생겼다.
175쪽. 마리네이드. marinade. 식재료(고기, 생선, 야채)를 조리하기 전에 절여 놓은 것.
184쪽. 시시도 조. 양 볼이 빵빵하고 능글맞은 행동을 한다.
312쪽. 가자미 뮈니에르. 뫼니에르. 생선에 밀가루를 묻혀 버터로 구운 요리다. 납작한 생선으로 만든 뫼니에르는 솔 뫼니에르라고 부른다.
330쪽. 경시정. 경시총감. 일본 경찰 계급은 다음과 같다. 순사-순사장-순사부장-경부보-경부-경시-경시정-경시장-경시감-경시총감-경찰청 장관.

202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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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2
謎解きはディナ-のあとで2 (2011년)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arte(아르테) 펴냄
2016년 9월 발행


웃음이 나는 결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시리즈 2권. 단편소설 여섯 편 모음집이다.

만화 같은 인물과 장면과 대사가 나오고 종종 웃음이 나지만 정통 추리를 추구한다. 가끔 미스터리 자체보다 인물들의 개그가 더 재미있을 때도 있긴 하다.

형사들이 수사하다가 막히면 아가씨 레이코한테서 수사 내용을 전해 들은 집사 가게야마가 범죄 미스터리를 푼다. 추리 퀴즈 문답 형식이다.

레이코가 수수께끼를 못 풀거나 엉뚱한 추리 혹은 대답을 하면 집사 가게야마가 거침없이 폭언을 한다. 그래도 해답이 궁금한 레이코는 참으면서 미스터리를 풀어달라고 집사한테 부탁한다.

첫 번째 이야기: 완벽한 알리바이를 원하십니까?
범인이라 확신하는데, 알리바이가 확실해서 깨기 어렵다.
사건과 관계없는 시간대에 지나치게 자세히 증언한 이유는?
역습에 역습. 웃음이 나는 결말.
드라마는 이 에피소드를 감상적이면서 우아한 결말로 바꿔 놓았다. 원작 소설을 능가해서 개작했다. 트릭 틀만 가져다가 다른 이야기 흐름으로 바꿔 놓았다.

두 번째 이야기: 살인할 때는 모자를 잊지 마시길
낡은 건물 안 욕조에 죽은 여자.
사라진 모자? 왜?
용의자는 셋. 자동차 소유와 운전 여부가 중요한데...

세 번째 이야기: 살의 넘치는 파티에 잘 오셨습니다
범인은 빨간 드레스에 녹색 보석 목걸이라고.
모르는 사람이지만 어디선가 얼굴을 봤던 여자라고.
보석 알렉산드라이트의 비밀.

네 번째 이야기: 성스러운 밤의 밀실은 어떠십니까?
눈 온 날 발자국 없는 밀실에 용의자는 네 명.
트릭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무리다 싶다.
억지다.

다섯 번째 이야기: 머리카락은 살인범의 생명입니다
시체의 머리카락을 자른 이유는?
1인 2역 연기의 신 트릭.
증거가 없어서 체포는 못한다.

여섯 번째 이야기: 완전한 밀실 따윈 없습니다
피해자는 의식을 잃기 전에 벽화 속 공주의 얼굴을 가리켰다.
사다리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이번만큼은 안락의자 탐정에서 벗어나 현장으로 가는 집사.

전반적으로 시리즈 1편에 비해 트릭 수준이 떨어진다. 정교함이 부족하다.

주석
128쪽. 핀 힐. 가늘고 뾰족하면서 높은, 여성 구두의 굽. 이걸 신고 걷는다는 것은 넘어지는 것을 예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균형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평소 안 신다가 신으면 더욱 그렇다.

202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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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1
謎解きはディナ-のあとで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arte(아르테) 펴냄
2016년 9월 발행


일상적이고 꼼꼼한 미스터리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시리즈는 다음 세 명이 주인공이다.
가자마쓰리 : 자동차 회사 사장의 아들 겸 경찰 간부
레이코 : 호쇼 그룹 총수의 외동딸 겸 형사
가게야마 : 호쇼 가문의 운전사 겸 집사

가자마쓰리는 엉뚱하거나 뻔하거나 뻔뻔한 추리를 해서 웃긴다. 레이코는 일반인 수준의 추리를 하다가 막히면 가게야마한테 풀어보라고 맡긴다. 제목처럼 집사가 대체로 저녁 식사 후에 미스터리를 풀어준다. 이 패턴을 반복한다.

가게야마는 안락의자형 탐정이다. 직접 수사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두 경찰이 조사한 수사 정보를 받아서 범죄 미스터리를 푼다.

캐릭터의 말과 행동이 만화 같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검과 방망이의 대결이 압권이다. 웃기는 장면과 막말 대사가 나와서 미스터리가 허술할 거라 지레짐작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본격 추리물이다.

작가는 대범하게도 결정적 힌트를 맨 앞에 배치하고, 물론 절대로 독자는 그것에 주목해야 함을 알 수 없다, 치밀하게 수수께끼를 만들고 풀어 놓았다. 관련 힌트와 증거와 단서는 초중반에 있으며 끝에서 이 모든 것을 엮어 진상을 파악한다. 공정한 게임이다.

미스터리가 일상적이면서 꼼꼼하고 치밀해서 아주 좋다.

첫 번째 이야기: 살인 현장에서는 구두를 벗어주십시오
여성이 방 안에서 부츠를 신은 채로 살해됐다.
왜 신발을 벗지 않은 것일까?
누가 이 여성을 죽인 것일까?

두 번째 이야기: 독이 든 와인은 어떠십니까
독이 든 와인을 마시고 죽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
와인병에 독을 주입하는 방법은?
흡연자 용의자 중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불이 있는 자는?

세 번째 이야기: 아름다운 장미에는 살의가 있습니다
범인은 왜 시체를 장미원 장미 침대에 눕힌 걸까?
오른쪽 앞다리를 다친 고양이.
휠체어.

네 번째 이야기: 신부는 밀실 안에 있습니다
칼에 찔린 신부.
방 안은 밀실인데, 범인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아가씨 호칭.

다섯 번째 이야기: 양다리는 주의하십시오
왜 피해자는 알몸인가?
용의자의 키.
키 높이 구두의 비극.

여섯 번째 이야기: 죽은 자의 전언을 받으시지요
다잉 메시지. 피해자는 범인 이름을 피로 써서 남겼다.
흉기는 피 묻은 트로피?
갑자기 실신한 소녀.

일본 드라마에서는 레이코 아가씨가 1화부터 안경을 쓰고 나오는데, 원작 소설에서는 2화 '독이 든 와인은 어떠십니까'부터 도수 없는 아르마니 안경을 쓴다. 집사가 은테 안경 쓴 것을 따라 한 것이다. 그러면 자신도 지적으로 보일 것 같아서다.

드라마가 원작보다 더 길고 더 자세하다. 특히 드라마는 원작에는 없는 감동 혹은 감정의 끝맺음을 넣었다. 작가 도쿠야는 자신의 추리소설에서 범행 방법에 초점을 둔다. 범행 동기나 감정은 간략하게 다룬다. 범인이 자신의 사연을 길게 이야기하려고 하면 하지 말라고 막는다.

주석
9쪽. 경부. 일본 경찰의 간부급 계급이다. 현장 수사 책임자다.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가자마쓰리 경부 아래 있는 레이코는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 일본에서는 경부가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최저 계급이기 때문이다.
29쪽. 미노 몬타. 일본에서 성희롱으로 유명한 남자 아나운서이자 갑부다.
59쪽. 버버리 여성 팬츠 슈트. 제일 싼 것이 65만원이다.
59쪽. 라도 인테그랄 주빌리. 쥬빌레. 20주년 특별 모델. 400만원대.
88쪽. 보르도산, 샤토 쉬뒤로. 10만원 남짓.
220쪽. 브루노 프리소니 펌프스. 제일 싼 것이 50만원 남짓.

남자 작가가 여성 명품을 줄줄이 꽤고 있는 것은 조사해서 안 것이겠지.

2025.04.23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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