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통독 44일째 에스겔 - 예언과 애가의 이중주, 그리고 미래 성전
에스겔 1장에서 에스겔은 자신이 본 환상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묘사했다. 하지만 아무리 읽어도 뭘 본 건지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로 세세하게 적은 거 보면 어떻게든 자신의 목격한 것을 제대로 전달하려는 의지는 강해 보인다.
형체가 없는 신이 자신을 시청각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모순. 인간은 구체적인 감각을 통해서 인지하는 데 익숙한데 보이지 않는 신이라니 갑갑하지. 어쨌거나 불의 형상으로 나온다. 구름, 바퀴.
구약성경 후반부에 있는 예언서는 "탄식과 슬픔과 재앙의 말"(에스겔 2:10)을 한다. 무척 기분 나쁜 말을 전해주고 있다. "그들은 절망 가운데서 서로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놀라며 자기들의 죄 때문에 시들어 갈 것이다."(4:17)
예언자는 신의 말씀을 전달하는 사람이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여호와 신이 예언자 에스겔을 통해 말하는 것은 예루살렘의 멸망이다. "사람의 아들아, 나 주 여호와가 이스라엘 땅에 대하여 말한다. '이제 이 땅 사방에 종말이 오고 말았다!'"(7:2)
신의 분노는 가혹한 처벌로 나타난다. "노아와 다니엘과 욥" 같은 의인만 구원을 받고 나머지 사람들은 싸끄리 몽땅 죽이겠다고 한다. "포도나무를 땔감으로 불에 던진 것처럼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도 불에 던질 것이다."(15:6)
그래서 우리 보고 어쩌라고? "나는 그 누구도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희는 회개하고 살아라."(18:32) 다 죽인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회개하면 살려주겠다는 건가. 변덕 참 심하다. 자신 외에 우상을 숭배하는 것에 대해 창녀짓이라고 하면서 징징거리는 신이라니.
24장 16절에 보면 에스겔 아내의 목숨을 빼앗는다. 할 말이 없다. 그러겠다는데 막을 수 있나. 그렇게 해서까지 자신의 분노를 알리는 신이다. 에스겔 아내가 뭘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그런 말은 없다.
성경 에스겔은 예언과 애가가 번갈아 가며 반복되고 있다. 예언은 직접적인 말이 아니라 간접적인 비유이고, 애가는 비유에 운율이 더해졌다. 내용은 어둡고 비관적이며 결국은 죽음이다. "네 피로 흠뻑 땅을 적셔 산에까지 미치게 하고 그 피로 개천을 채우리라."(32:6)
40장부터는 환상으로 미래의 성전을 본다. 길이며 폭이 얼마라고 구체적인 묘사가 이어진다. 온갖 문에 방에 건물을 각종 규정까지 여호와한테 전해 듣는다.
에스겔은 다시 회복될 성전을 예언하며 끝난다.
다음 책은 다니엘이다. 이 책은 예전에 읽은 기억이 있다. 추리소설 역사를 서술할 때 이 책이 나오고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에 자주 인용된다.
다음 책 다니엘은 다음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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