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극장
카렐 차페크 지음
김선형 옮김/열린책들


'곤충 극장'을 포함해서 3편의 희곡을 담은 책이다. '곤충 극장'만 읽었다. 기대보단 실망이었다. 가볍게 웃고 말 거라면 좋은 작품이겠지만.

곤충들이 나와서 인간의 성 문란, 자본 탐욕, 문학 허영을 대신해 보여준다. 웃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도대체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 없었다. 후르륵 지나갔다.

1막 나비들의 사랑 놀음에 언뜻 작가의 모습이 보여 안타까웠다. 당시 차페크는 여배우 올가를 첫눈에 반해 사랑했지만 본인의 병(강직성 척추염) 때문에 육체적인 사랑을 하기는 곤란했던 터였다. 어쨌거나 둘은 마침내 결혼한다.

이 책에 수록된 옮긴이 해설글과 작가 연보가 흥미롭다.

오늘날 널리 쓰는 단어 '로봇'은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형인 요세프 차페크가 '농노의 강제노동'을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에서 착안해서 만든 신조어였다. 로봇이란 말은 1920년 발표한, 카렐 차페크의 희곡 R. U. R에서 처음 썼다.

카렐 차페크는, 히틀러가 싫어했던 작가다. 게슈타포는 차페크를 '공공의 적'으로 지목했다. 나치스의 체코 점령이 코앞일 때 작가는 영국 망명 제안을 거절하고 조국 체코에 머물었다. 차페크는 독일의 체코 점령 3개월 전 크리스마스에 병으로 숨을 거둔다.

체코는 초대 대통령이 극작가였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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