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만화
이탈로 칼비노 지음
김운찬 옮김/열린책들

우주만화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민음사


이탈로 칼비노. 이름에서 이탈리아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탈로'라는 이름은 그의 부모님이 조국 이탈리아를 기억하도록 지어 준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의 김한국과 비슷한 꼴이다. 이름 때문인지 몰라도, 이탈리아 작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이탈로 칼비노다.

'코스미코미케'는 완전히 다른 형식의 소설이다. 표면상으로는 SF소설과 연애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우화 형식의 환상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을 전달한다.

작품에서 말하는 이는 Qfwfq다. 그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며 거의 모든 물질의 상태를 경험한다. 여러 편의 단편소설이 Qfwfq라는 화자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시점은 일정하지만, 시제는 일정하지 않다. 몇 편은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섞여 있다.

광활한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주의 발생에서 현재까지, 무한한 우주 공간에서 세포까지. 크게 나누어 보면, 진화에 관한 이야기, 지구와 달과 태양에 대한 이야기, 우주에 관한 이야기, 세포에 관한 이야기 등. 단순히 교양 과학 소설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이런 과학 지식들을 글의 소재로 삼으면서 실제적인 내용은 철학적인 의미 탐구로 확장시켰기 때문이다.

기존 환상 소설과 달리 철학적이고 기호학적이고 문학적인 면을 현란하게 보여준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가 무너진다. 보이지 않는 것을 마치 보이는 것처럼 이미지로 표현한다. 현실적이면서 환상적이다. 현실로 파악하는 환상, 환상으로 파악하는 현실. 추상적인 것은 구체적으로, 구체적인 것은 추상적으로. 독자마다 다양한 의미 해석을 가능하다.

이 책을 읽고 세 가지를 깨달았다. 하나는 문학적 상상력의 무한한 가능성. 다른 하나는 이야기 전개에만 집착하는 소설의 초라함. 마지막으로, 진정한 독창성은 내용은 물론이고 형식까지 전혀 새로워야 획득할 수 있다는 것.

색다른 독서 체험을 하고 싶은 분에게 이탈로 칼비노의 '코스미코미케'를 권하고 싶다. 무한한 문학적 상상력을 느껴 보시길.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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