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어느 분이 사서한테서 무슨 책을 찾는 것이었다. 뭐라고 말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 지금 읽는 책에 집중하고 있으니 잘 안 들릴 수 있었겠다. 하지만 사서가 그분한테 되묻는 말은 똑똑히 들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말했으니까.

"만득이요?"

그 순간, 웃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속으로 웃어서 다행이었지. 소리 내서 웃었다면 나는 만득이가 되었으리라. 평소 서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웬만한 베스트셀러의 제목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분이 지금 찾는 책은 '완득이'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단 말인가.

집에 와서 그 책 '완득이'를 읽었다. 내 예상을 두 번이나 깼다. 표지만 보고 만화인가 싶더니, 이거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인가 싶더니, 이거 코미디다. 그제야 이 책이 왜 그리도 도서관에서 빌리기 어려운지 알았다. 왜 그렇게 예약이 많은지 알았다.

주변에 사람 많은 데서 이 책 읽지 마라. 읽다가 웃으면 만득이가 되리라.

영화로도 나왔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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