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당. 이 단어를 <동아새국어사전>에서 찾아 봤다. 1) 19세기 말엽, 주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여 나타난 문예상의 한 경향. 회의적 사상의 영향에 의하여 탐미적, 퇴폐적, 병적인 것을 즐겼음. 2) 데카당파의 문인, 예술가. 3) 퇴폐적이고 자포 자기적인 사람.

다자이 오사무의 문학 세계는 다음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죄의식, 익살, 파멸. 그의 대표작인 <인간 실격>은 이 단어로 표현하기에 가장 적당한 작품.

<인간 실격>은 머리말, 세 편의 수기, 후기로 이루어졌다. 상당히 교묘한 구성을 이루고 있다. 머리말에는 한 사내(수기를 쓴 사람)의 석 장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석장의 사진에 대한 인상 서술은 세 편의 수기 내용과 이어진다. 후기에는 이 수기를 얻게 된 과정을 서술한다.

작가는 왜 이런 교묘한 구성을 취했는가. 그 이유는 세 편의 수기 내용이 바로 작가 다자이 오사무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성을 취하지 않고 수기 세 편만 썼다면 소설이 아니고 '자서전'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흥미를 유발하는 머리말은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우 훌륭한 역할을 한다.

소설 주인공의 모습이 작가와 지나치게 닮았다. 이건 소설이 아니라 명백한 자서전이다. 일본 문학의 사소설(私小說) 경향은 지나치다. 소설과 자서전을 구별 못하는 수준까지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은 독자를 끌어당기는 그 무엇이 있다. 자살하는 이와 자포자기에 빠진 사람의 모습은 왠지 아름답고 안타깝다. 동정심이랄까. 인간 감정의 공통점.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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