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청림출판
2015.01.09.

휴대폰과 인터넷의 사용으로 가장 취약해진 것이 장기 기억을 잘 못한다는 점이다. 또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으려 든다.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니까. 예전에는 좋은 정보는 저장이라도 했는데, 요즘엔 그것도 귀찮다. 어차피 검색하면 더 좋고 더 최신의 정보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주소록 기능 사용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못 외우는, 아니 안 외운다.

그러다 가끔 휴대폰도 인터넷도 안 되는 환경에 처해서야 자신이 얼마나 이상해졌는지 깨닫는다. 도대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게 있기나 한 걸까.

이 책은 그런 현상에 대한 경고다. 경고만 있지 그래서 뭘 어떻게 하자는 얘긴 없다. 간단한 주장을 이리도 길게 써서 한 권을 만들어낸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만, 인용 짜깁기와 지나친 일반화가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 책을 자세히 읽을 가치가 없어 보인다.

인터넷 사용이 긴 호흡, 성찰, 책을 읽고 쓰는 능력을 줄였다는 글쓴이의 주장은 일견 맞는 듯하다. 지나친 일반론은 금물이다. 좀 크게 넓게 보면 꼭 그렇진 않다. 오히려 더 많은 책을 더 쉽고 빠르게 소개받아서 책을 읽고 쓰는 시간이 늘어난 사람도 분명 있다. 긴 글을 천천히 한 자 한 자 다 읽는 경우도 있다. 그리 많지 않으리라 예상한다만.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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