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에 반대한다
수전 손택
이후
2002.09.09.

이 책 저 책에서 수잔 손탁이라는 이름을 종종 읽었지만 정작 이 사람의 책을 읽진 않았었다. 애써 찾지도 않았었다. 최근 예술론 관련 책을 읽는 중이다. 이 비평가의 책이 손에 잡혔고 무심코 읽었는데 빠져들고 말았다.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우울한 열정], [급진적 의지의 스타일], [해석에 반대한다] 등이 수잔 손탁의 예술 비평/수필 삼부작이라 불린다. [해석에 반대한다]는 총론이다. 앞으로 전개할 손탁의 예술 비평 방향을 알 수 있다. 나는 앞서 나열한 순서대로 읽었다. 각론부터 읽은 셈이다.

대개 예술 비평이란 작품을 해석하고 해설하고 설명하는 일이다. 이 비평가는 이 상식과 다른 방향으로 글을 쓴다. 예술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 스타일, 형식에 주목한다. 한마디로, 독창성을 설명하는 데 치중한다.

이 비평가는 예술 체험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소설 비평이라면 그 줄거리나 내용보다는 그 전개 방식이나 표현 기법이 우리에게 전하는 느낌을 쓴다. 내용이 어떤 형식으로 인해 강조되었는가를 본다.

진정한, 예술 비평이란 무엇인가. 수잔은 이렇게 대답한다. 첫째, 어떻게 예술 작품이 되었는지와 단지 예술작품이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둘째, 예술 작품을 더욱 실감나게 느끼도록 해 줘야 한다. 셋째, 내용에 대한 언급 안에 형식에 대한 언급을 녹여내야 한다. 넷째, 작품의 외형을 사랑스럽게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수잔 손탁의 글은 읽기 쉬운 편이 아니다. 때론 너무 감상적이고 때론 너무 냉정하다. 구체적인가 하면 때론 추상적이다. 뜻을 파악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매혹적이다.

수잔 손탁의 예술 비평은 매력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칼이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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