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가와 시 시리즈 #3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完全犯罪に貓は何匹必要か? (2003)
히가시가와 도쿠야
폴라북스 2011년
10년 전 살인사건 재현과 마네키네코의 비밀
장편소설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는 이카가와 시 시리즈 중에서 세 번째 작품이며 분량이 가장 많다.
고양이 좋아하는 분이라면 제목에 고양이 들어가니까 알아서들 읽을 것이다. 작품에서 마네키네코가 나오고 자세히 다룬다. 살인 현장에 사람 크기만 한 마네키네코가 등장한다. 삼색털 고양이들도 나온다.
트릭이 일반인은 알 수 없는 전문적이고 지엽적인 지식(스타다 궁전의 회랑)에 의존하고 있어서 정당한 게임이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 '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가 얼마나 탁월한 작품인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으로 비상한 수수께끼를 만들어내는 점에서 그렇다.
일본식 유머가 훌륭하게 구사되어 있다. 이는 호불호가 심하다. 어느 나라 유머든 그렇지 않은가.
10년 전 살인 사건이 재현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범행 동기가 설득적이지 못하다. 그럭저럭 넘어갈 수준이지만, 설명한 동기가 과연 살인할 정도인지는 의문이다. 이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자신이 쓴 추리소설 작품에서 딱히 범행 동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유머와 수수께끼에 전념한다.
미스터리든 코미디든 둘 중 하나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소장해서 여러 번 읽고 싶은 작품이리라. 환상적인 트릭과 배꼽 빠지는 웃음이 멋지게 춤추는 수작이다.
어떻게 그렇게 했는가에 집중한 추리소설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마네키네코에 대한 백과사전식 설명이 있다. 사건에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단순히 지식 전달만은 아니었다.
삼색털 고양이가 나오고, 이에 따라 일본에서 유명한 추리소설,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중 1권 추리를 언급하며 말장난으로 웃긴다. 또 결정적 힌트로도 써먹는다.
누가, 왜 했는가보다는 어떻게 그렇게 했는가에 집중했다. 수수께끼 자체에 몰입해서 다루기 때문에 읽는 내내 피식 웃다가 의외로 탄탄하게 구성한 미스터리에 끝에서 놀라게 된다.
트릭의 핵심은 비닐하우스다. 364쪽 스파다 궁전의 회랑은 아래 사진을 뜻한다. 실제로 있다.
된장 미스터리도 나름 궁금하긴 하더라. 얼음칼로 시선을 돌리게 해서 진짜를 못 보게 한다. 이 트릭은 일본 사람이 아니라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쓰오부시가 뭔지, 이를 대패로 갈기 전에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쓰오부시를 대패로 갈아서 비닐처럼 생긴 것만 봤을 것이다.
수컷 삼색털 고양이의 희귀성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살인동기를 이해할 수 있다. 다잉 메시지도.
게다가, 일본 성 따르는 문화도 알아야 한다. 한국인으로서 나는 결혼하면 서양인처럼 여자가 남자 성을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법률상 부부는 어느 쪽이든 한쪽 성을 선택해서 쓰게 되어"(421쪽) 있단다. 그래서 결혼 후 남자가 여자 쪽 성을 따르기도 한다.
이 추리소설의 범행동기는 특이했다. 돈, 사랑, 복수. 이 셋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번 범죄 수수께끼를 풀기 어려웠다. 나중에야 탐정이 이 동기를 설명해 줄 정도로 주변 사람들은 짐작도 못했다. 뭔가를 광적으로 좋아한 나머지, 소위 마니아가 되어서 살인까지 저지를 지경에 이른다.
202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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