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구입 및 독서 변화의 원인 - 도서정가제, 영어원서 읽기 가능, 전자책
최근에는 책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읽기든 소장이든 책에 점점 흥미를 잃고 있다. 평생 책 읽기와 책 사 모으기가 취미로 유지될 줄 알았던 나에게는 충격적인 변화다.
도서정가제 시행은 국내 도서 구입을 거의 안 하게 되는 데 가장 큰 위력을 발휘했다. 예전에는 책을 마치 마트에서 식료품 구입하듯 구매했었다. 그러니까 당장에 읽지 않거나 큰 흥미가 없어도 일단 싸고 책이 나쁘지만 않다면 일단 사들였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이후로는 국내 도서는 정말 정말 필요하지 않으면 구입을 안 하고 있다. 그러니까 거의 안 산다.
대신에 외국도서, 즉 영어원서 구입은 늘어났다. 국내 온라인 서점에서 영어원서는 반값 세일을 종종 하기 때문이다. 번역서보다 원서가 더 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어원서 읽기가 가능하기 전에 내가 가장 많이 구매했던 책은 영미권 소설의 우리말 번역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번역본을 사서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영어원서로 읽기가 되기 때문이다. 갖고 있던 국내 번역본은 중고서점에 다 팔아버렸다.
결정적으로, 전자책은 책 구매의 필요성을 더욱 빠르게 소멸시켰다. 국내 도서의 경우 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도 가끔씩 대여가 가능하다. 애써 종이책으로 소장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종이책 읽기 습관과 선호가 아직도 남아있긴 하지만 점차 전자책에 적응하면서 기존 종이책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구입하기 어려운 책(절판)을 제외하고는 애써 종이책으로 갖고 있을 필요 자체가 없다.
어쩌면 위 세 가지(도서정가제, 영어원서읽기, 전자책)는 책에 대한 관심과 독서양 축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싶어서, 우울하다.
다시 독서 욕구가 불타오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