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구지 Elizabeth Goudge 의 작은 백마 The Little White Horse 는 순전히 해리포터의 작가 롤링이 추천한 도서라서 읽었다.

 

이 책은 국내에 상 하 두 권으로 번역되었으나 현재 절판 상태다. 하지만 중고로 쉽게 구할 수 있다. 알라딘 중고에서 상권, 하권 각각 20권씩 쌓여 있다. 그만큼 많이 팔렸으나 다시 읽고 싶지 않은 책일까?

 

작은 백마 - 상 - 6점
엘리자베스 구지 지음, 최인자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작은 백마 - 하 - 6점
엘리자베스 구지 지음, 최인자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작은 백마 The Little White Horse 는 영어원서로는 확고한 지위에 있다. 1946년에 처음 나온 소설인데도 여전히 계속 출판되고 있으며 영어권 나라에서 읽히고 있다. 절판이 안 되고 계속 찍어대고 있다.

 

The Little White Horse (Paperback, Reissue) - 6점
Goudge, Elizabeth/Puffin

 

The Little White Horse (Paperback, 영국판, Film Tie-in Edition) - 6점
엘리자베스 구지 지음/Lion Hudson

 

 

 

The Little White Horse (Paperback, 2 Rev ed) - 6점
Goudge, Elizabeth/Lion Hudson Plc

 

책을 읽기 전에 영화로 봤었다. 문에이커(Moonacre). 보다가 졸았다. 재미없었다. 왜 그랬는지는 원작 소설을 읽고서야 분명해졌다. 사건이랄 게 없다.

 

 

 

작은 백마 / 문에이커가 판타지로 알려진 탓에 뭔가 대단히 환상적인 장면과 마법을 기대했다면, 그런 기대를 접어라. 판타지는 아니다. 옛날 로맨스 동화다. 정확히는, 로맨스 동화에 미스터리를 살짝 넣었다.

 

미스터리를 주고서 이를 주인공이 풀어가도록 하는데, 맥 없이 금방 풀린다. 진주 목걸이가 어디 있나? 몇 쪽 넘기기도 전에 운 좋게 찾아낸다. 복선 뿌리고 회수하는 솜씨가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다.

 

읽다 보면 웃음이 피식 나올 수 있다.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어이없을 정도로 순진하고 황당한 일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동화고 소설이지만, 어떻게 사자를 개로 착각할 수 있는가.

 

결혼 직전까지 갔다가 헤어진 이유라는 게 남자 쪽 엄마, 그러니까 시어머니 될 사람이 핑크색 분홍을 싫어해서란다. 이름이 아름다운 '러브데이'는 분홍 제라늄을 너무 좋아해서 주변 가득 심었단다.

 

문에이커라는 곳을 일종의 천국 같은 곳으로 묘사되어 있다. 실제 천국이 아니라 지상 낙원 같은 곳이다. 그리고 여기에 선과 악으로 대립하는 집안이 맞서고 있다. 고아가 되어서 이 문에이커에 온 소녀가 이 대립을 해소하고 싸운 커플을 맺어준 후, 본인도 결혼한다. 다들 결혼해서 사이좋게 잘 살았단다. 동화다. 

 

이런 이야기가 왜 영어권 나라에서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가? 내가 지금 단순히 줄거리만 얘기하니까 감이 안 올 것이다. 문장을 읽어 보면, 왜 그렇게들 엘리자베스 구지의 글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묘사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캐릭터며, 그들이 입은 옷이며, 애완동물들의 모습이며, 건물과 풍경을 아주 꼼꼼하게 아름답게 섬세하게 문장으로 그려낸다. 읽고 있으면 정말 보이는 것 같다. 엘리자베스 구지 Elizabeth Goudge 의 문장력은 인정해 줘야 할 것이다. 영화는 별로였지만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

 

제목 '작은 백마 The Little White Horse'처럼 작고 귀여운 이야기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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