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의 비밀은 열세 가지 미스터리 콩트 모음집이다. 13에 뭔가 수수께끼가 있는 게 아니라.
조르주 심농이 매그레 시리즈로 지나치게(?) 문학적인 추리소설을 쓰기 이전에 쓴 퍼즐 퀴즈형 미스터리다. 전적으로 트릭 위주로 서술되어 있고, 독자의 애간장을 길게 끌지도 않는다. 워낙 분량이 짧은 탓이겠지만. 열세 작품은 지면에 연재될 때 질문 부분까지 나온 후 다음날에 답변 부분이 나오는 식이었다고.
범죄 수수께끼 패턴이 다소 비슷한 편이다. 뒤집기 반전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 혹은 전제조건 같은 것이 실제 사건의 진실과 다름을 보여준다.
주인공 조젭 르보르뉴는 안락의자형 탐정이다. 말 그대로 의자에 앉아서 사건을 해결한다. 사건 현장에는 안 나가고 주로 신문 기사와 여기저기 연락해서 알아낸 정보로 범인을 잡아낸다.
'크로와 루스의 외딴집'은 매그레 시리즈 중 하나인 '갈레 씨, 홀로 죽다'와 유사한 이야기다. 밀실 살인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3장의 렘브란트 그림'은 나름 유명한 작품이다. 미스터리 걸작선 같은 데 실려 있다. 트릭이 절묘하다.
매그레식의 눈물겨운 사연 스타일이 보이는 콩트는 맨마지막 '황금 담뱃갑'이다. 그동안 안락의자에 앉아서 머리만 써서 범죄사건을 해결했던 주인공의 사연이 나온다. 왜 자신이 본명이 아니라 가명을 쓰고 있었는지, 왜 평소 범죄 사건 같은 것에 관심이 없다가 이토록 빠져들었는지 이야기한다.
"비극에 말려든 인간의 논리는 의자에 앉아서 그 기사를 읽는 인간의 논리, 즉 내가 말하는 흔해 빠진 케케묵은 논리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네."
이 책에 같이 번역되어 실린 매그레 시리즈 '제1호 수문'은 범죄 미스터리면서 인간의 비극적 삶을 그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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