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키 콜린스
윌리엄 윌키 콜린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현대문학 | 20200928
[쌍둥이 자매]
미혼 재력가 스트릿필드 신사는 마차를 타고 가다가 무심코 올려다 본 발코니에서 한 여자를 본다. 그리고 첫눈에 반한다. 그래서 그 여자를 찾기 위해 갖은 고생과 노력을 한 끝에 그녀의 가족을 찾아내고 청혼해서 성공한다. 여기까지는 흔한 전개다.
제목 '쌍둥이 자매'에서 눈치를 챌 수 있듯, 이야기의 반전은, 스트릿필드가 청혼한 여자 제인은 알고보니 자신이 첫눈에 반했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제인의 쌍둥이 동생 클라라가 바로 그 사람이었다. 여기까지는 뻔했다.
이후 이야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제인의 잔인하고도 처절한 복수를 기대했다. 작가는 내 기대를 무시했다.
이야기는 평온하고 무사하게 끝났다. 밍밍하다. 옛날 소설이라서 이런가? 아니다. 윌키 콜린스의 선택이다. 권선징악을 확고하게 택하는 소설가다.
결혼까지 할 뻔하다가 버림받은 여자가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죽는다. 이런 인물을 윌키 콜린스는 선하고 정의롭고 자비로운 성인군자로 묘사했다.
반면, 찰스 디킨스는 '위대한 유산'의 미스 해비셤을 유령 신부처럼 과장되게 그려 놓았다. 게다가 자신이 키운 양녀를 통해서 무고한 남자들한테 복수를 하려고 했다. 아무래도 이쪽이 더 끌린다. 미친년인데...
[페루지노 포츠 씨의 인생길]
일기 형식의 화가 자서전. 배꼽 빠지게 하는 코미디다. 명랑만화 보듯 술술 재미있게 읽었다.
윌키 콜린스는 코믹한 인물을 그리는 데 장인이다. 장편 '월장석'에서 기억에 남는 인물은 단연 집사 베털레지다. 주인공은 누구였는지 기억조차 안 난다.
예술 집단(왕립 미술원)의 보수성과 종교 집단(산타 거시기 수녀원)의 비리를 비아냥거리는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 나머지 단편소설은 안 읽었다. 아무래도 윌키 콜린스는 장편소설에 능하지, 단편소설에 빼어난 솜씨를 보이지는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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