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플라이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Blow Fly (2003년)
12편 '데드맨 플라이'는 소설 서술자 인칭이 바뀌었다. 시리즈 내내 1인칭 주인공 시점이었는데, 이번 편은 그런 제한된 시점으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간상으로 떨어져 있는 범죄자 두 명을 그려야 하는데, 스카페타 주인공의 시점으로는 그럴 수 없다. 이후 시리즈 13, 14, 15편 모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16편 이후로는 국내 번역이 안 되어 있어 확인을 못했다.
이야기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이번 편은 전지적 작가 시점을 쓸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 스카페타 제외한 시리즈 고정 출연자들이 벤턴의 죽음이 가짜인 걸 알았고 그렇게 주변 사람들이 믿도록 조작했음을 이번 편에서 밝혀야 했다. 그러려면 스카페타의 시점으로는 이야기 전개가 불가능한 것이다.
읽기 거북하다. 장이 너무 자주 바뀐다. 이 사람 이 사건이 진행한다 싶으면 다른 사람 다른 사건을 서술한다. 한두 장 읽고나면 다른 사람과 다른 장소니 산만한다. 노골적으로 미치광이들의 심리를 묘사한다. 그렇게까지는 알고 싶지 않은데 지나치게 친절하다. 아쉽지만 케이 스카페타의 내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번 편이 스카페타 시리즈 중 최대 반전이라며 팬들이 호들갑을 떠는 모양이다. 바보들인가. 지난 편에 마리노가 그토록 힌트를 줬는데 말이다. 그 정도 눈치도 없다면 추리소설을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참으로 순진한 독자이리라. 반전의 충격을 받은 사람은 독자가 아니라 주인공 스카페타다. 스카페타만 벤턴의 죽음이 가짜라는 걸 몰랐으니까.
이번 편이 정말 '늑대 인간 삼부작' 종결일까? 늑대 인간 동생 제이 톨리를 확실하게 마무리가 되었지만 정작 털 많은 인간 장 샹도니는 이 책 어디에도 죽었다거나 누가 죽였다는 말이 안 나온다. 다음 편에 불쑥 등장할 것 같다.
벤턴과 케이의 재회는 예상했던 거라고 별 감흥은 없었다. 이번 편도 결말이 참 맥없다. 범인은 인터폴 산하 비밀수사기관인 '마지막 경비구역'의 요원들한테 총 맞아 죽는다. 그동안 법의학 증거 수집에 단서 추적에 뭐에 복잡다단했던 일들은 도대체 왜 했나.
전작에서 우리 4인방이 소속 기관에 사표를 내고 떠났고 '마지막 경비구역'이라는 비밀 사설기관에서 활동한다. 그냥 사설 경비회사가 아니라 극악 범죄자를 법의 심판대에 안 세우고 제거하는 임무를 맡은 곳이다. 케이, 벤턴, 마리노, 루시는 정치 권력이나 언론 플레이에 당하지 않고 범죄자를 찾아 잡아 없앤다.
이야기 중간중간 파리가 나오고 표지며 속지에 내내 파리 그림이 나와서 뭔가 대단히 중요한 단서일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파리였다. 허무하네.
이 책 후반부에 띄어쓰기 안 된 부분이 많이 보이고 마침표가 안 찍힌 문장이 있어 읽는 데 짜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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