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원맨쇼]
피터 러브시 지음
하현길 옮김
검은숲 펴냄
2012년 4월 발행
인터넷 검색과 최신 과학 수사 기술로는 풀어낼 수 없는 범죄 미스터리를 탐문과 관찰이라는 구식 수사 기법으로 풀어내는 주인공,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구식인데도 좋은 건 그게 구식이라서가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하며 변치 않은 인간미가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기록은 간단히 삭제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기록에는 인간이라는 차원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인간은 그렇게 쉽게 지울 수 있는 게 아니지."
557p
"나오미는 자신의 손을 다이아몬드의 손에 올려놓았다. 나오미는 얼굴을 들지도 않고 다른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일본 여인이 지켜야 할 예법에 어긋나지도 않은 채, 감상적인 면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운 영국인의 목을 콱 막히게 했으니까."
564p
피터 러브시가 사골국물 같은 감동을 만들어낸 솜씨는 인정해 줘야 한다. 유치한 유머와 낡고 평범한 수사 추리법조차 이 감동 앞에서는 용서되는 것이다. 나름 웃긴다고 노력하는 건 알겠는데 아주 웃기진 않았다. 그냥 피식 웃거나 썰렁했다.
끈기의 승리를 보여준다. 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자폐아의 실종을 끈질지게 추적해내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있으랴.
적극 추천할 만한 소설은 아니지만, 읽고나서 괜히 읽었다 싶을 정도는 아니다. 그럭저럭 괜찮다. 소심하게 살며시 추천해 본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더 번역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잘 많이 안 팔린 모양이다. 무려 총 21권에 달하고 2022년 출간이 최근이다. 작가가 아직 살아 계시니, 더 쓸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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