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콘래드>는 로저 젤라즈니의 첫 장편소설로 1966년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이다. 이 작품은 SF와 신화를 결합한, 독특하고 현란한 문체를 보여준다.

사내의 이름이 콘래드다. 그는 불멸의 인간이다. 그의 왼쪽 뺨에는 갖가지 밝기의 자줏빛으로 채색된 아프리카 지도 같은 반점이 있고, 머리카락은 눈썹 위로 손가락 하나 두께도 안 되는 곳에서부터 나 있으며, 좌우 눈동자가 다르고, 오른쪽 다리가 짧기 때문에 그만큼 굽을 높인 구두를 신고 있다. 읽다 보면, 알겠지만 콘라드는 헤라클레스와 닮은꼴이다.

사건 전개 도중의 모든 사건과 등장 인물과 배경은 대부분 신화적이다. SF적 세계에 고대 신화의 인물을 등장시켜 묘한 작품 분위기가 느껴진다. 바로 젤라즈니의 소설 세계다.

책을 읽는 독자는 종잡을 수 없는 대화와 비현실적인 인물 묘사를 접하게 된다. 또 줄거리도 그리 확실한 편이 아니고 극적 전환도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재미있게 끝까지 읽을 분과 도중에 읽기를 중단하는 독자의 차이는 젤라즈니의 그런 이상한/독특한 문체에 공감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나는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끝까지 다 읽었다.

이 책에는 <내 이름은 콘라드>와 더불어 중편 <프로스트와 베타(For A Breath I Tarry)>가 수록되어 있다. 성경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를 SF적으로 표현했다.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중편이라고 한다. 깔끔한 문체가 돋보인다.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기계 이야기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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