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전쟁과 평화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은이)
박형규 (옮긴이) | 문학동네 | 2017년

3권에서는 톨스토이의 역사관이 나온다. 

"역사상의 사건에서 이른바 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그 사건에 명칭을 부여하는 라벨이며, 원래 라벨이라는 것이 그렇듯 사건 그 자체와는 가장 관계가 적다. 자기 자신에게는 자유로운 것이라 생각되던 영웅들의 모든 행위도 역사적 의미에서 보면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전체와 관련되어 있고, 개벽 이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역사의 법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관찰 대상을 완전히 바꿔 황제들과 대신들과 장군들은 내버려두고 대중을 이끈 무한히 작은 동질의 요소들을 연구해야 한다."

그가 주장하는 역사관은 영웅주의도 민중주의도 아니다. 역사적 사건은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나오는 것이라는 투로 말한다. 사과가 떨어진 원인을 비유로 들어서 얘기하는데, 우연도 아니고 필연도 아니고 잘 모르겠다 이런 식이다.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 

여기서 톨스토이가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었는지, 혹은 욕을 먹고 있는지 알 수 있다.민중사관과 영웅사관 양쪽에서 모두 싫어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으로 회색주의자는 돌팔매를 맞을 수밖에 없다.

1812~1813년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은 러시아 제국을 침공한다. 러시아 원정, 조국전쟁, 제2차 폴란드 전쟁 등을 불린다. 나폴레옹의 몰락에 결정타였던 전쟁이다.

결론을 이미 아는 상태에서, 결국 러시아의 승리와 나폴레옹의 대패,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가 뻐기듯 소설에서 서술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혹시라로 거슬리면 건너뛰고 읽으면 되겠다. 허기야, 러시아 국민 입장에서야 세계사에서 빛나는 부분이니 안 그렇게 쓰기란 불가능했겠지.

명심하라. 이 책은 '역사'가 아니라 역사'소설'이다. 실제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서술한 부분이 있어 짜증난다면, 주석으로 그런 부분을 설명해 놓았긴 했지만, 억지로 읽지 말고 이 책을 덮고 역사책을 읽어라. 

역사에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소위 공백 같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모스크바 대화재는 그 원인을, 그러니까 누가 왜 방화를 했는지 혹은 자연발화였는지 모른다. 이런저런 설과 갖가지 추측이 있을 뿐이다.

나폴레옹은 모스크바를 점령하지만 도시는 이미 비어 있었다. 러시아가 설마 수도를 포기할까. 기꺼이 포기하고 뒤로 물러났다. 텅 빈 모스크바는 화재와 약탈로 채워진다.

이런 판국에 피예르는 나폴레옹을 암살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려 했으나 방화범으로 몰려 독방에 갇힌다.

나탸샤는 부상을 당해 거의 죽음에 가까워진 안드레이 공작을 간호한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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