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책세상 |
우주멸망, 다시 지구로 -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
리디셀렉트 덕분에 다시 책 읽기에 재미가 불붙었다. 그동안 내내 미국 드라마 미드 시청과 배틀로얄 게임 배틀그라운드 배그에 빠져 지냈었다. 드라마 시청과 게임 플레이는 예상과 달리 한번 시들해지더니 현재는 다시 예전처럼 하기는 불가능한 지경이 됐다. 특히, 모바일 배그를 위해서 마련했던 태블릿은 이제 전자책을 읽기 위해 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책을 아주 안 읽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책이 해리포터 영어원서, 그 하나만 반복해서 읽고 있었다. 지금도 읽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는 미드시청으로 익힌 영어를 영어 원서 읽기로 계속 써먹기 위한 집착이었다. 번역서에 의존하지 않고 영어원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좋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영어를 술술 읽는지 못하고 있다. 먼저번에 읽을 때 만든 단어장을 보지 않는다면 사전 찾느라 힘들고 시간이 더 많이 걸렸을 것이다. 영어 단어 하나가 진정으로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반복해서 접해야 하는 것일까?
영어원서 합본 페이퍼백을 샀다. 오늘 도착할 예정이다. 해리포터 원서만큼이나 열심히 많이 읽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해 볼 작정이다. 예전에 시작부터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적이 있다. 하드커버 그 책은 팔아버렸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전5권) 읽기는 이번이 네 번째다. 예전에 쓴 독서 기록에 보니 그렇다. 2015년 7월이 세 번째 완독이었으니, 무려 삼 년만이다. 기억하고 있는 것이 80 퍼센트고,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 20 퍼센트였다. 아무래도 이미 아는 농담에 다시 크게 웃기는 힘들었지만 여전히 웃긴다. 백만년 후에도 이 책은 웃길 것이다.
1권은 지구멸망이고 2권은 우주멸망 및 시간여행을 통한 지구(과거, 좀 상당히 꽤 아주 옛날로 가 버렸다.)로의 귀환이다. 제목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은 물리적 위치로서의 '끝'이 아니라 시간적 위치로서의 '끝'이다. 즉, 종말이다. 우주 종말을 구경하면서 식사를 하는 곳이다. 레스토랑 이름은 밀리웨이스다. 재림 장면이 제일 웃겼다.
2권 유머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자발적으로 먹히려는 소 이야기다. 정확히는 레스토랑에서 고기요리로 제공되는 소 같은 생물이다. 자기를 먹어달라고 조르는 짐승. 이건 뭐 초필살기 유머다. 안 웃을래야 안 웃을 수가 없다.
"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오늘의 특별 요리예요. 제 몸에서 마음에 드는 부위가 있으신가요?" (중간생략) '평화로운 눈길'로 그들을 응시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자 비판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지구에서는, 새로운 초공간 우회로를 내느라 파괴되기 이전, 지구라는 것이 있었을 때, 자동차들이 골칫거리였다. 아무런 해도 안 입히고 땅속 깊숙이 안전하게 잘 감춰져 있던 검고 끈끈한 물질을 끄집어내서 땅을 뒤덮을 타르와 대기를 채울 매연으로 바꾸고 나머지는 바다에 버리는 과정에 따르는 그 모든 불이익을 생각하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좀더 빨리 갈 수 있다는 이익 정도는 도대체 상대가 안 돼 보였다. 게다가 그 결과, 그렇게 해서 도착한 장소라는 게 자기가 떠나온 장소와 별다를 바 없는 장소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결국 거기도 타르로 덮여 있고, 매연으로 가득 차 있고, 물고기 따위는 없는 것이다.
아직도 그 자동차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니. 도대체 과학 기술 발달은 매연 뿜는 자동차를 대체할 탈 것을 왜 아직도 못 만들고 있는 것일까? 전기자동차는 대중으로 상용화되기는 영 어려워 보인다. 미세먼지 어쩌고 저쩌고 고민은 하지만 계속 매연 뿜는 자동차 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게 해결될 리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해도 뭐 달라지는가. 여전히 그 매연 뿜는 자동차는 계속 돌아다니다. 그 수가 줄어도 말이다.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단순히 시시껄렁한 우스개 소설로만 여기고 있다가 이런 문장을 만나면 가끔 이보다 더 좋은 철학서적이 없을 듯 싶을 때가 있다. 무척 단순하고 간단하고 간결한 한마디에 꽤나 감동하고 있는 나에 놀란다.
제목이 길어서 줄임말을 쓸 줄 알았더니, 사람들이 안 그런다. 인터넷 검색어를 보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고 다 쓰고 있다.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에서 그냥 '히치하이커'라고 쓰는 이를 보긴 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우주 멸망, 지구 귀환.
3권 읽는 중...
'소설 > 과학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로버트 하인라인 - 인간적인 컴퓨터 (0) | 2022.08.03 |
---|---|
카렐 차페크 [로봇 -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사랑과 생명은 불멸입니다 (0) | 2022.05.06 |
어슐러 르 귄 [바람의 열두 방향]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0) | 2022.03.09 |
[듄 4 듄의 신황제] 프랭크 허버트 - 신적인 존재 (0) | 2021.10.03 |
[듄 3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 듄 제국의 변화 (0) | 2021.10.03 |
[듄 2 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 미래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 (0) | 2021.10.03 |
[듄 1 듄] 프랭크 허버트 - 메시아 전설의 SF판 (0) | 2021.10.03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종말과 우스개 행진 (0) | 2018.09.17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4 5} 더글러스 애덤스 - 대체로 웃긴다 (0) | 2018.07.11 |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최고! (0) | 2018.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