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여주인
레몽 장 지음
이재룡 옮김
세계사


'레몽 장'이라는 프랑스 작가는 영화 <책 읽어 주는 여자>로 국내에서 꽤나 유명해졌다. 영상 시대! 국내에 번역된 레몽 장의 작품은 <책 읽어 주는 여자>와 <벨라 B의 환상>이 있다. 앞의 책은 세계사에서 나와 있고 뒤의 작품은 프랑스 6대 문학상 수상 작품집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현대문학 펴냄)에 있다.

<카페 여주인>은 <책 읽어 주는 여자>처럼 야하다. 자기 몸매와 외모에 도취된 여자 화자(話者)를 내세운다. 또, 엉뚱하다. 시골 카페의 여주인, 아멜리에게 황당한 내용의 편지가 배달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다음이 그 편지다. "친애하는 부인, 결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와 하룻밤 동침해주신다면 그 대가로 10만 프랑을 지불할 것을 제안합니다. 부인은 저를 틀림없이 대담하고 몰상식한 사람이라 생각하시리라는 것을 잘 압니다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이미 제안을 드렸으며 이를 지킬 것입니다. 저의 가정 다정한 인사를 받아주십시오."

이야기 전개는 작가 특유의 야하고 웃기고 읽기 쉬운 문체로 흐른다. 호기심을 계속 자극시켜서 끝 쪽까지 읽게 한다. 재미있고 유쾌한 소설이다. 머리 식힐 겸해서 읽었다.

이 소설책의 후반부를 읽고서, 쟈송의 태도가 지나치게 소설적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여자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 것보다는 그 여자에 대해서 상상하는 것이 더 많은 쾌락을 준다. 현실보다는 상상한 현실이 더 매력적이기에. 때로는 상상한 것들이 눈앞에 펼쳐질 때도 있으니까. 언어와 상상력의 힘을 믿는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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