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크누트 함순 지음
김남석 옮김
범우사


이 소설에는 뚜렷한 사건도 없고 그렇다고 극적 반전이나 이야기도 없으며 플롯도 없다. 배고픈 사나이의 일상생활이 전개될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재미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묘한 소설이다. 앙드레 지드는 "독자는 이 야릇한 책을 한장 한장 넘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손가락 가득히, 마음 가득히 피와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느낀다." 라고 극찬했다.

전 4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간단하다. 가난한 사나이가 배고픔에 허덕이며 크리스티아나 거리를 헤매다가 외국의 배를 타고 그 곳을 떠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굶주린 사나이이다. 가난하지만 선량하고, 지적이며 감상적이고, 비정상적인 순수함을 간직한 사나이. 그 사나이는 크리스티아나 거리를 헤맨다. 가난하지만 자존심을 지키려고 애를 쓰고, 배고픔에 굴하지 않고 지내려 한다. 이런 가난과 배고픔의 상황에서 주인공은 불안과 갈등에 직면해서 변덕스럽고 난폭한 행동도 하지만 다분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배고픔에 도덕적 갈등을 겪는 주인공을 통해 묘한 감동을 받았다. 상당히 독특한 소설이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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