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2
재치 있는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지음
박철 옮김
시공사 펴냄

아주 옛날에 쓴 책이 오늘날까지 많이 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고전의 매력 혹은 힘은 그 글의 현재성이다. 

돈키호테는 실로 놀라운 소설이다. 고리타분하고 유치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갑자기 오늘 나온 책이나 신문의 한 구절 같은 글이 나온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인간의 본성은 안 변하기 때문일지도.

특히, 산초 판사가 총독을 하면서 보여준 행동과 말이 인상적이었다. 스페인판 목민심서랄까. 이 책 집필 당시 지배층의 민중 수탈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권력 비판을 진실하게 직설적으로 한다.

타락한 지배 권력자의 검열과 감시와 탄압을 피하기 위해서, 작가는 본인이 아니라 허구의 작가를 내세우고 등장인물이 미쳤거나 약간 멍청한 것으로 설정해 놓았다. 

다소 억지로 다 읽었다. 재미있다느니, 웃긴다느니 하는 평을 읽고서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인 듯.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내게 무척 실망을 줬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진 않았다. 좋지도 않았지만. 다시 읽을 마음은 없지만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계속 남을 책이다.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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