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의 모험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황금가지
황해선 옮김/해문출판사
The Labours of Hercules (1947)
이 책은 에르퀼 푸아로의 열두 사건 해결을 모은 단편집이다. 구성상 헤라클레스의 모험 신화를 차용했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끌어다 쓰진 않았다. 각 모험의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신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헤라클레스의 신화를 구체적으로 알고자 책을 따로 살 필요는 없다. 이 책 머리말에 친절하게 요약 정리해 놓은 게 있으니까. 게다가 그 글조차 안 읽고 곧장 각 단편으로 뛰어들어도 괜찮다. 이야기 중에 다시 그 신화에 대해 짧게 언급하니까.
첫째 모험, 네메아의 사자는 사자가 나오지 않는다. 사자처럼 짖어대는 개 발바리 실종 사건이다. 둘째 모험도 그렇다. 히드라가 나오지 않는다. 히드라처럼 계속 두 배 세 배로 늘어만 가는 소문을 다룬다. 셋째 모험은 사슴처럼 예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처럼 신화의 소재를 비유로 쓴다.
열두 단편을 모은 형식이다. 머리말과 마지막 편의 종결을 통해 통일감을 부여했다.
두 가지만 덧붙인다.
크리스티 여사는 인생의 슬프고 어두운 면을 콕콕 지른다. 애정과 돈의 교차로에 방황하는 여자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듯하다. 이 책의 첫째 모험에서 포와로가 보이는 연민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동정으로 보인다.
다섯째 모험을 보면, 영국적 정서와 가치를 작가가 얼마나 중시하는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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