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마지막으로 죽음이 오다 - 고대 이집트 집안 배경 연쇄 살인
마지막으로 죽음이 오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순녀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마지막으로 죽음이 온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설영환 옮김/해문출판사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7 (완전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원경 옮김/황금가지
Death Comes as the End (1944)
애 여사님은 정말 많이도 쓰셨다. 나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안 읽은 소설이 있다니!
배경이 고대 이집트 집안이라는 점이 특이하지만 이야기 스타일은 이전과 같다. 폭군 가장 밑에 여러 사람들의 애증이 교차하는 가운데 살인이 계속 일어나고 과연 누가 왜 어떻게 그랬는지는 좀처럼 알 수 없다. 모두 범행동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읽어야 알 수 있다. 크리스티 여사의 문장력은 보통이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읽게 하는 플롯 기술력은 최강이다.
워낙 추리소설,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중간 정도 지나니까 누가 범인인지 짐작이 가더라. 그래도 여전히 왜 어떻게 죽였는지는 오리무중이었다. 추리는 논리적이나 살인 자체는 비논리적이다.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지는 수법은 이 소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족이 거의 몰살에 가깝게 죽어 나가서 이러다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처럼 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다행히도 다 죽진 않고 대부분 죽었다.
복잡하고 기괴한 트릭 같은 것이 없으면서 별다른 힌트도 딱히 없으면서 긴장감을 만들어가는 솜씨라니. 뻔한 답을 피해 피해 피해서 도달한 답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서 인정하지 않았던 진실이었으리라.
이야기의 마무리는 로맨스다. 나름 멋지다. 살인자와 죽음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펼쳐질 인생을 기억하며 끝난다.
엄지 손가락 두 개를 들어줄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구나!" 정도로 엄지 손가락 하나는 들어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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