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오토 펜즐러 엮음
박산호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2011년 발행 절판
셜록 홈즈는 기억하는 이들은 많아도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사람들의 인상에 남는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이다. 셜록 홈즈는 그 이야기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그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기억된다.
시리즈로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면 주인공이 필요한데, 과연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라인업'은 그런 궁금증을 푸는, 가장 좋은 책이다.
언급된 캐릭터는 영미쪽 범죄 추리 스릴러 작가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하다. 나는 람보만 알겠더라. 1980년대에 대한 기억이 없는 요즘 젊은이은 람보가 누구냐고 되물을 것이다. 미소 냉전시대를 겪은 세대들이 추억하는 캐릭터다.
이 책은 두 가지 관점에서 유용하다.
첫째, 독자로서 읽을거리 찾기다.
해당 작가의 캐릭터 소개가 마음에 들면 국내에 번역된 책들을 읽어가면 된다. 나로서는 죄다 생소하고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겠더라. 영화로 나온 캐릭터도 몇 되는데, 이름조차 기억이 안 되는 걸 보면 역시나 별로 흥미롭지 못했던 듯. 그나마 하나 들자면 리 차일드의 잭 리처다. 국내에도 은근히 팬이 있어서 아주 좋아라 읽는 분들이 있다고. 검색해 보니까, 잭 리처가 나온 영화를 한 편 본 적이 있다. 아주 독특한 캐릭터다. 웬만하면 말을 안 하지.
둘째, 작가로서 캐릭터 창작력 기르기다.
도대체 남들은 어떻게 주인공 캐릭터를 만드는지 정말이지 궁금했는데, 막상 읽어 보니 다들 고생들 깨나 했더라. 역시 자기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도 대개는 서서히 나타난다. 그리고 캐릭터가 하는 말을 받아적기 바빠진다.
시리즈 장르 대중 소설을 쓰거나 읽으려는 이들의 재미난 읽을거리다. 놓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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