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d by Bird: Some Instructions on Writing and Life (1994년)
글쓰기 수업 2007년 초판
쓰기의 감각 2018년 신판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웅진윙스 펴냄
2007년 초판
이 책의 본래 제목은 버드 바이 버드(bird by bird)다. 새 한 마리씩? 이게 무슨 소리야? 책 뒤표지에 실린 이야기를 읽으면 알 수 있다. 새에 관한 리포트를 쓰려고 온갖 도감과 각종 자료에 쌓여 있으나 한 글자도 못 쓰는 아들에게, 이 책의 아버지가 하는 말에서 제목을 따왔다. "하나씩, 하나씩, 새 한 마리씩 차근차근 처리하면 돼."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들이 흔하게 빠지는 함정이 있다. 글이 수리수리 마수리 펑하고 단번에 한 번에 나오는 줄 안다. 라모트는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작가들은 허섭스레기 같은 초고에서 시작한다. 다시 쓰기를 반복하면서 차츰 더 나은 글로 바뀐다. 마침내 멋진 글이 탄생한다.
글쓴이는 제안하는 글쓰기 방법 두 가지는 초보자는 물론이고 능숙하게 글을 쓰는 사람도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다. 작게 완성한 글을 만들기. 조잡한 초고 많이 쓰기.
마치 작은 액자의 그림을 완성하듯, 짧지만 완성된 형태로 글을 만든다. 그다음에 그걸 크게 만들면 된다. 처음부터 크게 그리려고 하면 그리기도 어렵다. 자기가 뭘 그리는지도 알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짧지만 완결된 글 하나를 지으라는 얘기다.
글쓰기의 시작은 언제나 초고다. 초고는 찰흙처럼 엉성하다. 초고를 쓴 후에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죄다 지울 수 있다. 그래도 다음날에는 또 써야 한다. 지운 자리 위에 또 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해서 어떻게든 풀어내서 끝을 맺어야 한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써서 완성한다.
이 책은 완벽주의를 버리라고 충고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초고와 발상 단계에만 해당하는 얘기다. 문장을 완벽하게 쓰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 책상에 앉아 그토록 열심히 글을 쓸 수 있을까. 다시 쓰기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자만이 할 수 있다.
글을 쓰려는 자가 버려야 할 것은 조급한 마음이다. 갑자기 모든 새를 붓질 한 번에 모두 그려내려는 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욕심이다. 초고가 완벽하길 바라는 허영이다. 책만 내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여기저기서 서평이 쏟아지리라는 환상이다. 그런 건 없다.
글 쓰는 자의 모습은 단순하다. 책상에 홀로 앉아 조금씩 글을 써 나아간다. 한 마리씩 천천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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